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상가와 주거용부동산 교환거래, 잘못하면 쪽박
베이비부머 세대인 50대 박모씨. 그는 1년 전 자신이 보유했던 주거용 오피스텔과 상가 한 층을 맞교환 했다. 박씨가 보유했던 오피스텔은 서울 모지역에 위치한 것으로 당시 월세가 대출이자에도 미치지 못해 마이너스 수익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었으며, 박씨는 수익형부동산 투자 바람을 타고 상가로 갈아타기를 시도한 것.

박씨가 오피스텔과 교환한 상가는 수도권 모지역에 위치한 것으로 지상 6층 건물 중 5층 부분이었으며, 이는 당시 노래방과 사무실로 임대중이었다. 5층에서 나오는 월세는 대출이자보다 70만원 정도 높았고, 연간 4% 내외의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박씨는 당시 보유하던 오피스텔 인근에 거래활동이 전혀 없었고 대출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던 터라 상가와의 맞교환 제의를 흔쾌히 승낙했으며, 1년 후 임대기간이 만료되면 더 높은 임대료로 재계약이 가능하다는 중개업자의 말을 믿고 교환 후 1년간 기다려왔다. 매달 받는 월세로 대출이자를 감당하고 남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박씨는 큰 부담 없이 1년을 기다렸다. 매달 마이너스 수익을 반복하고 있던 오피스텔 보다는 훨씬 나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박씨는 본인이 교환한 상가 때문에 큰 골치를 썪고 있다. 더 높은 임대료로 재계약하기는 커녕 기존의 임차인이 모두 나갔고, 새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5층 전체가 계속 공실로 남아 있는 상황을 맞은 것이다. 대출이자의 일부라도 메우고자 교환 당시의 임대료보다 더 낮은 월세로 임대를 내놓았지만 임대 문의조차 없는 실정이다. 박씨는 1년 전 섣불리 교환거래를 추진한 것을 크게 후회하고 있다.

최근 퇴직자가 늘면서 노후대비를 위해 수익형부동산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 그 중에는 새로 투자할 자금마련이 여의치 않아, 박씨와 같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주거용 상품을 상가 등의 수익형 상품과 맞교환 하는 이른바 교환거래를 추진 중인 이들도 적지 않다. 거래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지역의 오피스텔 또는 중소형 아파트를 상가 등과 교환하는 교환거래는 별도의 추가자금 없이도 매달 고정적인 수익이 발생하는 상가를 보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부 퇴직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볼 때 이는 커다란 손실로 돌아올 수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박씨가 교환한 상가는 외부인구가 인근지역내로 유입되기 힘든 2차 상권 내 그리고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식당 등이 주류를 이루는 전형적인 1층 상권 내에 있었다. 또한 노래방으로 임대중인 점포도 주변 노래방들이 대부분 지하 1층이나 지상 1층에 위치한 것을 감안하면 접근성 측면에서 특히 경쟁력이 낮았다. 사무실로 임대중인 부분도 지역 내 사무실에 임차한 업체가 대부분 소규모 영세업종임을 감안할 때 비교적 면적이 넓어 새로운 임차인 모집이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씨는 수익형부동산으로 빨리 갈아타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과 당장의 마이너스 수익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경쟁력 없는 상가와의 교환을 실행한 것이었다. 결국 박씨는 마이너스 수익이 나고 있던 오피스텔을 보유하고 있을 때보다 더 큰 마이너스 수익으로 인해 힘들어 하고 있다.

교환거래는 보유중인 부동산과 교환 대상인 부동산에 대한 2중의 투자분석을 해야 하기 때문에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상가 컨설팅업체인 상가투자컨설팅의 경국현 대표는 “교환거래로 인해 당장의 손실을 보전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이로 인해 향후 현재보다 더욱 큰 손실을 입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수익형부동산 갈아타기 바람에 휩쓸려 면밀한 분석 없이 섣불리 상가 등과의 교환거래를 추진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강주남 기자 @nk3507> namka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