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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낙후지역, 대림ㆍ가리봉ㆍ건대입구...외국인 수요 늘며 임대시장 및 상권 활성화
서울 구로구와 영등포구 등 낙후지역의 집주인들에게 조선족(재한 중국동포)은 반가운 존재다. 내국인들에 외면받는 낡은 주택을 조선족들이 채우면서, 저가 전월세 시장이 안정적으로 형성ㆍ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밀집한 영등포구 대림동,구로구 가리봉동, 광진구 건대입구 등지는 상권도 함께 발달하며 매년 가게 임대료와 권리금이 상승하는 추세다.

조선족들이 가장 많이 모여 사는 지역은 서울 영등포구의 지하철 2ㆍ7호선 대림역 인근이다. 영등포구는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거주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전체 등록 외국인 91만명의 4.2%인 3만8000여명이 거주한다. 이들 대부분은 조선족으로 대림2동은 국내 최대 ‘조선족 타운’을 형성하고 있다.

3~4년 전부터 몰려든 조선족 덕분에 대림동은 저가의 주택 월세 시장이 자리 잡았다. 평균 100~165㎡ 규모의 3층짜리 단독주택은 지하에 3가구, 1층 1~2가구, 2층 2가구를 월세로 놓는다. 한 칸짜리 지하방은 ‘보증금 200만, 월세 25만원’ 선이고 지상은 ‘500만원에, 30만원’ 선이다. 총 6~7가구에게 월 160만원 수준의 월세를 받는 셈이다.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과 구로구 가리봉동, 광진구 건대입구 등 노후지역에 조선족 등 해외동포들이 자리 잡으며 임대시장과 상권을 활성화시키고 있다. 사진은 대림동 일대 형성된 조선족 시장.

인근 K공인관계자는 “대림동 일대 주택은 3.3㎡ 당 1400만~1500만원 선”이라며 “조선족들이 월세도 잘 내기 때문에 낡은 주택치고는 수익이 괜찮은 편”이라고 말했다.

상당수 주택들은 상가로 탈바꿈하며 ‘대박’이 나기도 했다. 조선족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음식점, 식품점, 미용실, 여행사 등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며 상인들간의 자리 다툼이 치열해졌기 때문. 보증금 3000만, 월세 80만원을 받던 주택은 용도변경 후 1000만원에, 300만원의 상가로 탈바꿈했다. 대림역 도로변의 82㎡기준 전세 1억2000만원 선이던 주택은 용도변경을 통해 보증금 3000만원, 월임대료 300만원의 점포가 됐다. 건물가격도 3.3㎡당 1500만~2000만원에서 3년새 500만~600만원 이상 상승했다. A공인관계자는 “집 주인들이 건물을 임대로 주고, 근처 아파트에 전세를 얻어 나간다”고 전했다.

건대입구 역시 조선족들로 상권이 활성화된 경우다. 건대입구역과 노룬산 시장 중간길에는 수십개의 양꼬치 전문점이 들어선 ‘양꼬치 거리’가 있다. 대부분이 조선족들이 운영하는 가게로 80~100㎡ 규모는 권리금만 5000만~6000만원에 달한다. 건대입구 인근 P공인관계자는 “조선족들이 들어오기 전만 해도 상가 공실률이 꽤 높았지만 지금은 빈 곳이 없다”며 “현재도 상권이 계속 확장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일대의 조선족들은 보증금 300만, 월세 25만원의 반지하방이나 월세 40만~50만원의 원룸에 주로 거주한다.

가리봉동은 70~80년대 구로공단 ‘벌집촌’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다. 경제성장으로 내국인들은 비좁은 쪽방을 떠났지만 조선족들이 빈자리를 채우기 시작했다. 평균 5~12㎡의 공간에 작은 부엌이 딸린 쪽방이 보증금 50만~200만원, 월 임대료 15만~25만원 정도다. 원룸의 경우는 보증금 200만~500만원, 월 임대료 20만~40만원 선이다.

함영진 부동산 써브 실장은 “국내에 거주하는 약 30만명의 조선족들이 낙후된 지역에 새 둥지를 틀고, 저가 임대시장과 상권을 활성화시키고 있다”며 “외국인들이 아직 주택 매매의 유효수요로 자리 잡지는 못했지만, 임차시장에는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자영 기자/ nointe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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