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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동력 착취·협력사 피땀으로 일군 애플 ‘그들만의 신화’
4분기 사상 최대 영업익 올렸지만…

본사와 딴 세상 제조공장
중국등서 폐기물 불법 폐기
독성 화학물질 그대로 노출
생산비 절감·품질에만 총력
근로자 복지엔 무신경

협력사 수익률도 바닥
팍스콘 내실은 갈수록 악화
일부업체는 되레 영업적자
납품단가 후려치기 도마에

결국 그들만의 잔치였나….

지난해 4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글로벌 IT업계를 재패한 애플을 향해 ‘승자 독식’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성공 이면에 감춰진 모습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창의적인 디자인과 함께 인간과 기계를 교감시키는 기술들로 애플은 스마트폰 세상을 창조한 일등공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화려한 결과물 뒤에는 노동착취와 협력업체 위에 군림하는 또 다른 애플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쿠퍼티노(애플 본사)와는 딴 세상인 제조 공장=미국 캘리포니아 주 쿠퍼티노 시에 위치한 애플 본사. 직원들이 일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각종 편의 시설과 보안ㆍ안전이 최고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애플 제품을 만드는 공장이 밀집한 중국, 대만 등은 이와는 딴판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가 26일(현지시간) 중국 노동단체와 애플의 중국 공장 직원, 애플의 기업 보고서 등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애플 중국 공장의 근로자 중에는 1주일 내내 일만 하고 심지어 장시간 서서 일한 탓에 다리가 부어 걷지 못하는 노동자들도 있었다.

특히 애플의 부품 공급업체들은 보건ㆍ안전 문제에 상당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독성 폐기물을 불법으로 폐기하는 것은 물론 아이폰의 스크린을 씻는 과정에서 독성 화학물질을 사용하다 100명이 넘는 근로자들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에는 중국 청두 등 아이패드 공장에서 2번의 폭발 사고가 발생해 4명이 사망했고 77명이 다쳤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애플의 주요 제조 파트너인 팍스콘테크놀로지에서 근무했던 한 근로자는 “애플은 제품의 품질 향상과 생산비 절감 이외에는 어떤 것도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근로자의 복지는 애플 본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낙수효과 실종, 협력사들 수익률은 바닥=지난해 4분기 37.4%라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애플. 그렇다면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들도 비슷한 수준의 실적 잔치를 벌였을까. 결과는 정반대였다.

애플의 대표적인 협력업체로 알려진 팍스콘의 내실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아이폰이 처음 나온 2007년 1월 팍스콘의 영업이익률은 3.7%였다가 다음해 1%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2분기엔 0.9%까지 하락한 뒤 3분기에 1.5%로 소폭 상승한 정도다. 반면 같은 기간 애플의 영업이익률은 18.7%에서 30.8%로 상승했고 작년 4분기엔 37.4%로 치솟았다

이처럼 애플의 상승과 역주행하는 이면에는 애플이 팍스콘 등 협력업체의 납품단가를 후려치기했다는 전언들이 나오고 있다. 국내업체 관계자는 “생산량이 늘면서 규모의 경제 효과로 수익성이 향상되는 것이 정상인데 많이 납품해도 수익은 제자리이거나 되레 줄었다는 것은 결국 애플도 협력사에 단가를 후려치기한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애플이 공개한 세계 153개 주요 협력사 중 대만 상장사 9곳의 영업이익률 평균은 지난해 3분기 기준 3.2%인 것으로 분석됐다. 그나마 3개사는 5% 이상의 이익률을 보였고, 나머지 6개사는 1%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밖에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사인 컴펙(-2.2%)과 아이폰 및 아이패드용 터치스크린 센서를 만드는 치메이 이노룩스(-12.7%)는 오히려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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