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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짧은 삶 살다간 큐레이터 이원일,그를 기리는 추모전
한국및 아시아 현대미술을 세계에 알리기위해 뛰어온 독립 큐레이터 이원일(1960-2011) 씨. 스스로 "내 체온은 섭씨 40도", "나는 ‘예술전투기’를 모는 행복한 조종사"라고 되뇌어온 이원일 감독이 유명을 달리 한지 1년이 됐다.

자타가 공인하는 ‘강철체력’이었던 그는 지난해 1월11일, 심장마비로 갑자기 세상을 떴다. 그의 나이 불과 51세였다. 미술계는 ‘세계 현대미술계 최전선을 숨가쁘게 누벼온 아까운 전시 기획자를 잃었다’며 크게 안타까와 했다.

그의 1주기를 맞아 고인을 추모하는 전시가 오는 2월 29일부터 3월 29일까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마북동의 한국미술관에서 열린다. ‘Wonil Memories - THE BROTHERS’라는 이름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이기봉, 하봉호, 이경호, 오용석, 임영선, 정영훈, 이이남, 강 운 ,노상균, 진시영, 강애란, 이정록 등 12명의 작가가 작품을 출품했다.



평소 고인과 깊게 교감하며 작업해온 미술가들의 마음을 담은 이 전시의 기획은 미술평론가 윤진섭 씨(국제미술평론가협회(AICA)부회장,호남대 교수)와 엘비스 김이 맡았다.

이원일감독 추모위원회 윤범모 위원장(경원대 교수)는 "큐레이터 이원일과 담론을 나누며 전시에 참여했던 작가들이 세계 무대를 펼쳐준 고인에 대한 감사와, 유족에 대한 위로의 마음을 담아 저마다 작품들을 기증해 전시가 꾸며졌다"고 밝혔다. 



이원일은 세계적인 미디어 아트센터이자 혁신적 현대미술을 담아온 독일 칼 수르헤 ZKM미술관의 의뢰를 받고 2007년 큐레이팅한 ‘아시아현대미술-Thermocline of Art’전이 “아시아 미술의 신세계를 보여줬다”는 평과 함께 뜨거운 반향을 일으키자 각국으로부터 전시기획 요청을 받았다. 이후 스페인 세비아비엔날레, 프라하비엔날레, 난징비엔날레 등과 각종 미술전, 국제 심포지엄의 기획및 진행을 어렵고 복잡다단한 여건 속에서 강행했던 것이 그를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길로 접어들게 했다.

고인은 ‘독일 ZKM 전시의 여세를 몰아 한국현대미술과 아시아현대미술을 세계에 소개하려면 지금 뛰어야 한다’는 생각에 열흘간 서울~베이징~뉴욕~서울(인천공항)~뭄바이(인도)~밀라노로 이어지는 살인적인 일정을 밀어붙이다가 나폴리에서 열린 국제심포지엄에선 혈관이 터져 발제 중 병원에 급송된 적도 있다. 혈관, 뇌, 고막이 기압에 과다노출돼 혈류장애를 불러와 혈관이 터졌던 것이다.

그는 생전에 “지금껏 세계미술계는 서구의 일방주의적 역사 기술과 미술사 기술로 인해 모순과 불균형이 많았다. 나는 아시아 큐레이터로써 서구의 편견에 맞서 ‘역사적, 미술사적 균형의 복원’을 대안으로 제시하며 동서의 혁신적 융합을 주창하고 이를 실현하도록 하겠다”고 주창한바 있다.

고인은 중앙대 서양화과와 뉴욕대 대학원을 졸업한 뒤 토탈미술관, 성곡미술관 학예실에서 큐레이터로 근무했으며 광주비엔날레 전시팀장, 서울시립미술관 학예부장을 역임했다. 해외미술관 전시 및 비엔날레를 20여회 이상 큐레이팅했고, 국제심포지엄 발제와 초청강연, 심사도 맡았었다.

추모전의 오프닝은 오는 2월 29일 오후 5시에 열린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 문의. 031)283-6418


글, 사진=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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