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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지 ‘천년의 옻’을 입다
임효, 30년 변신의 화풍

6일부터‘ 그림속에 놀다’展


작가 임효는 지난 30년간 끝없는 변신을 거듭해왔다. 수제(手製) 한지를 직접 만들어가며 온갖 실험과 변화를 시도해온 ‘한지의 화가’다. ‘팔색조 같은 작가’라는 평이 따라다니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한지와 수묵, 도자, 옻 등 한국의 전통재료를 활용해 피말리는 실험을 반복했던 작가가 30년을 돌아보는 전시를 꾸몄다. ‘임효의 화업 30년-그림 속에 놀다’는 타이틀로 오는 6일부터 서울 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대규모 작품전을 개최한다.

근래 들어 임효의 작품은 진폭이 커졌고, 단단해졌다. 채움과 비움을 반복한 결과다. 홍익대 동양화과와 대학원 출신으로 한지 사랑이 각별한 작가는 한지를 재료가 아닌, 주인공으로 대접한다.

그는 물에 불린 닥을 화판에 펼쳐 꾸들꾸들해지면 도침(종이를 다듬이돌에 올려놓고 치는 것)을 한 뒤 종이를 여러 겹 올려 성형한다. 그리곤 다시 닥을 올려 접합한다. 접합과 이음의 반복이다. 요즘엔 나전칠기 등에 쓰이는 옻칠작업에도 빠져 있다. 옻칠은 광택이 깊고 그윽하다. 임효는 석채 위에 옻칠을 올려 발색에 깊이감을 더하고 있다.

광활한 우주를 표현한 임효의 대작회화‘ 창세기’. 수제 한지에 채색을 한 뒤 옻칠을 하고, 자개를 올려 입체감을 살렸다.

지난 2009년 겨울 작가는 독일 함부르크 외곽에 석 달간 머물며 작업했다. 낯선 북부 독일에서 추위와 고독과 싸우며 홀로 지낸 이 시기에 작업에도 큰 변화가 찾아왔다. “모든 것을 걷어내고 내면으로 들어가니 비로소 본체가 보였다. 하늘을 많이 그리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번 전시를 ‘청년작가를 졸업하는 자리’라고 한 임효는 “실험을 원없이 많이 했으니 이제 성숙된 작업을 하고 싶다”고 했다. 3월 13일까지. 070-7404-8276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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