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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세대 한국을 점령하다?
‘2차 베이비붐’ 잊혀진 세대(Forgotten generation) 시리즈를 시작하며
30대후반~40대중반 최다인구층 형성

2040연대땐 유권자의 과반수 넘어

서울시장 보선서 ‘SNS 위력’ 과시

총선·대선 ‘2013체제 태풍의 눈’

청년층과 베이비붐세대 사이에 끼여 ‘잊혀가던’ 30대 후반~40대 중반의 ‘F세대(Forgotten generation)’가 한국 사회를 움켜쥐었다.

선배인 근대화, 민주화 세대에 가려지고, 환경적으로는 IMF 환란과 장기 저성장에 짓눌려 숨죽이던 F세대가 2011년, 그간 쌓아둔 분노를 동력으로 삼아 우리 사회의 중심으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F세대가 지난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무소속 후보에게 80%라는 압도적 지지를 보낸 것은 서막에 불과하다.

작년 11월의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F세대 즉 1966~1974년생의 인구는 748만4206명으로 전체인구의 15.6%를 차지하며 2위인 베이비붐세대(1955~63년생, 694만9972명ㆍ점유율 14.5%)보다 53만4234명 많다.

커진 사교육 부담 속에 어렵게 집 장만 했더니 상투를 잡아 ‘하우스 푸어’가 된 이들은 이제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무기는 ▷분노(Fire) ▷신구세대를 아우르는 포용력(Fusion) ▷가공할 인구 수(Formidable members) ▷IT 소통도구의 장악력(Facebook) 등이다. 최근 랭키닷컴 조사 결과 30~40대 페이스북 점유율은 60%를 넘었다. 



지난 10ㆍ26 보궐선거 때처럼 내년 총선, 대선에도 ‘2040연대’가 이어진다면 기성정치인들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F세대의 맏형인 1966년생부터 새로 선거권을 얻는 1992년생까지 전체 유권자의 51%를 점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1987년에 만들어진 ‘형식적 민주주의’ 체제에 종언을 고하고, 내년에 평화와 공정, 상식과 상생의 실질적 민주주의인 ‘2013년 체제’를 만들어 10년 후 이 체제를 이끌게 될 것임은 자명하다.

기업의 부장이나 차장, 20년차 자영업자, 행정부 서기관급, 작업반장급인 이들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나이 마흔을 넘기거나 마흔에 가까워지면 기존 질서에 순응하고 집권세력에 호응하는 경우가 많을 텐데,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사회학자들이 말하는 현대사회의 변동 요인, ▷정보화 ▷개방화 ▷세계화 ▷다원화 등 네 가지를 F세대가 모두 갖춘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초등학교 때 8비트 컴퓨터를 배운 뒤 청년기 PC통신을 거쳐 스마트 시대에 이르기까지 정보화 발전을 모두 경험했고, 나이 마흔에도 20대 못지않은 얼리어답터(early adopter)임을 자랑한다.

청년기 사회주의 붕괴를 목도하면서 적대ㆍ냉전주의를 청산하고, 실용주의ㆍ신자유주의ㆍ포스트모더니즘ㆍ문화주의 등을 다양하게 경험했으며, 대학 졸업할 무렵엔 세계화ㆍ개방화ㆍ자유무역의 대세 속에서 어학연수라는 신조어를 만든 세대다. 이들의 다원주의적 상상력의 힘은 ‘한류(韓流)’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F세대에게 반골 기질만 있다고 본다면 오산이다. 다원화ㆍ개방화를 경험한 이들은 ‘생물’ 같은 성향을 지닌다. 뚜렷한 집단의식 없이 ‘상식’에 준거해 행동한다. 기존의 여당 정당을 모두 거부한다. 위정자들이 하기에 따라 언제든 표심의 물꼬를 틀 수 있는 것이다.

이들이 건설할 ‘2013년 체제’는 승자나 특정 세대의 독식이 아닌, 모두가 지속가능하고 합리적인 노동의 과실을 얻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생산적 복지’의 확대는 불가피해 보인다. 우리 사회가 바뀌지 않는다면 훗날 프랑스 영국 미국에서처럼 연금제도, 승자독식 구조에 대항하는 2040 폭동이 국내에서 벌어지지 말라는 법은 없다.

F세대를 바라보는 시선 중에는 ‘철없는 마흔’이라는 기성세대의 비아냥도 존재한다. F세대 스스로 사회안정성을 도모할 ‘점잖은 수권능력’을 길러야 하는 이유다.

헤럴드경제는 송년특집으로 2011년 우리 사회의 중심으로 데뷔하고 2012, 2013년 사회변동기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F세대’를 연속기획물로 집중 조명한다.



함영훈 선임기자/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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