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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문형랩도‘꿈의 재테크’아니었다
한때 꿈의 상품이었던 자문형랩이 투자자들을 마음을 괴롭히는 ‘고문형랩’이 되고 있다.
지난해 반등장에서 수조원의 자금을 끌어들였던 자문형랩이 급락장에서 수익률이 곤두박질치면서 상품에 가입한 대부분의 투자자가 손실을 입게 됐다. 특히 자문형랩이 처음 설정될 시점이 아닌 올 상반기 꼭지에 들어갔던 투자자라면 손실폭은 훨씬 크다.
헤럴드경제는 27일 증권업계에서 통용되는 23개 투자자문사의 수익률 자료를 입수했다. 지난 23일 기준 최근 1주일 평균 수익률은 -7.75%며, 3개월 -17.43%, 6개월 -15.64%를 기록 중이다. 26일 폭락장까지 감안할 경우 수익률은 더 나빠질 수 있다. 대부분의 상품이 증시가 반등한 이후인 2010년 말에서 올 상반기에 운용을 시작하면서 2009년 하반기와 2010년 초에 설정된 브레인 1, 2호를 제외하고는 이제 대부분의 랩상품이 수익률 마이너스(-)로 전락했다.
자문사별로 차이도 극심했다. 6개월 수익률 기준으로 HR과 오크우드, 코스모, J&J, 레오, 웅진루카스 투자자문 등이 운용하고 있는 상품은 손실률이 20%를 넘겼다. 반면 템피스, KTB, 이룸, AK 투자자문 상품은 수익률 -10% 안팎으로 선전했으며, 세이에셋은 4.91%로 유일하게 플러스(+) 수익을 기록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손실을 만회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미 자금은 더 이상 자문형랩으로 유입되지 않고 있다. 실탄이 없으면 수익률 회복은 더딜 수밖에 없다. 최근 자문사들은 인버스ETF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앞으로 증시 상황이 녹록치 않음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는 증거다.
자문형랩은 손실폭이 커지면 손절매에 나서야 한다. 수익률에 실망한 일부 투자자가 환매에 나설 경우에도 보유 주식을 내다팔아야 한다. 자문형랩이 보유한 종목이라면 앞으로도 투매가 나올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는 뜻이다.
8월 초 급락장에서는 그간 상승폭이 컸던 고려아연 등은 비중을 대폭 줄였으며, 증시 상황에 민감한 증권주들도 대거 팔아치웠다. 반면 경기에 민감하지 않은 강원랜드 등은 기존 대비 배 넘게 사들였으며,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 조선주와 자동차 관련주인 기아차 비중을 높인 것이 눈에 띄었다. 26일 대규모 개인 매도물량 가운데에도 자문형랩이 상당부분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코스닥 종목에 대해서는 당분간 대외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임을 감안하면 기회가 될 때마다 팔아치울 수도 있다. 실제 7월 말 대비 8월 급락장 이후 포트폴리오를 비교해보면 코스닥 종목은 모두 처분하거나 지분율을 크게 낮췄던 것으로 나타났다. 8월 이후 낙폭은 코스피보다 코스닥이 더 깊다.
지난 8월 10일 기준 자문형랩이 코스닥시장에서 보유 중인 종목은 나이스정보통신, 바이오랜드, 서울반도체, 성우하이텍, 셀트리온, 아이씨디, 에스엠, 우주일렉트로, 이노와이어, 인터플렉스 등이다.
안상미 기자/hu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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