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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혹독한 교육으로 자신감 회복…실패한 기업인 ‘희망의 싹’ 틔워
재기중소기업개발원 2기 수료식 가보니…
[통영=문영규 기자] “나는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꿈꾸며, 쉼 없이 뛸 것입니다.”(성주용 2기 원생대표)

지난달 31일 경남 통영의 죽도에 위치한 재기중소기업개발원의 2기 원생 수료식. 엄숙함과 동시에 비장함마저 느껴졌다. 전날만 해도 죽도엔 많은 비가 내렸다. 그렇지만 다음날 아침 수료식은 이들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듯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하늘아래 치러졌다.

수료식 중간 남모르게 눈물을 훔치던 하동호(36) 씨는 “이곳에 오기 전엔 앞도 보이지 않았고 부정적인 생각과 분노, 한탄의 목소리만 들렸지만 나를 다시 발견하게 된 것 같아 기쁘다”며 “네 살배기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소규모 창업을 하다 잘 안 돼 이곳에 들어온 그는 “앞으로 이 같은 재기를 위한 교육, 컨설팅 일을 하고 싶다”며 “가슴엔 불이 붙여졌지만 이제 나가서 기름을 부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재기중소기업개발원은 실패한 중소기업인들이 다시 재기할 수 있도록 4주간의 교육과정을 통해 사회에 다시 나갈 수 있는 자신감 회복과 정신무장을 돕는 곳이다. 폐교를 개조해 만든 이곳은 지난달 5일 2기생이 입교해 31일까지 혹독한 4주의 교육기간을 거쳤다. 

교육생들이 20여일간 개인 명상, 자아성찰의 시간을 갖는 1인용 텐트.


21일 동안 텐트 속에서 혼자 생활하며 명상과 자아성찰의 시간을 갖고 1기 수료생인 최봉석 씨, 허범도 국회의원을 비롯해 17명의 멘토가 강의를 통해 용기를 줬다. 심리치료사의 상담과 토론회, 인근지역 농촌봉사활동도 이어지며 마지막엔 사업계획, 비전 수립과 사업계획을 수립, 발표하는 시간도 갖는다. 이 모든 교육은 전액 무료다.

교육생 이대규 씨는 “여기 와서 혼자 눈물도 많이 쏟았다”며 “그동안 뒤를 돌아보지 않았지만 혼자 텐트에서 지내며, 부도낸 후 너무 전략없이 앞으로만 나가던 내 모습을 돌아보게 되더라”라는 소감을 전했다.

송종호 중소기업청장은 “과거 정책은 키우는 것에만 집중했지만 이젠 뒤를 돌아보고자 하고 재기중소기업인에게 힘을 주고 사회적 관심을 이끌어주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전날 있었던 송종호 청장과 교육생과의 소통의 장에서는 벤처기업, 이노비즈기업 인증까지 받은 기업이 갑자기 부도를 낸 사연, 신용불량자가 되어 파산과 면책 과정을 겪고 있는 사연 등 구구절절한 이야기들이 전해졌다. 성실한 재기중기인의 국세체납 감면 요청 등 현실적인 요구들도 이어졌다.

중기청은 재기중소기업인들을 위한 지원책으로 재창업지원자금을 운영 중이다. 신용회복과 동시에 30억원 이내 재창업자금을 융자해주는 지원제도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의 평가와 신용회복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대출이 이뤄진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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