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영상 기술에 3D를 적용하니 금속부품 결함을 찾아내는 새로운 기술이 탄생했다. 초박막으로 태양열을 모으니 그늘에서도 발전이 가능해졌고 돗자리처럼 접어서 가방에 휴대할 수 있게 됐다. 이같은 기술들은 그 자체 만으로도 참신했지만, 이들 모두가 국방에 접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지난 8일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개최된 ‘2011 국방-IT기술 비즈라운드’에는 30여개가 넘는 중소ㆍ벤처기업들이 참가해 저마다의 특화된 제품을 선보였다. 특히 이들은 각 업종에서 활동하면서 국방 분야로도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자신의 차별화된 제품을 응용했다.

이즈소프트는 광학(Optics) 및 조명(Lighting)을 해석하는 솔루션 개발업체로 디스플레이 설계용이나 자동차 조명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이번에 선보인 기술은 DVS(Digital Vision Simulation). 카메라에 인식되는 왜곡현상이나 사각지대 영상을 시뮬레이션으로 사전 예측해 보정이 가능하다. 특히 360도 회전이 가능하고 적외선 분석을 할 수 있어 군사용 정찰기 성능을 향상시키는 기술로 접목할 수 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국방-IT기술 비즈라운드에서 관람객이 HD CCTV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쓰리디산업영상은 엑스레이 솔루션을 만드는 제조회사다. 이 회사의 가장 대표적인 제품은 VXPI로, 3차원 CT영상을 기반으로 금속부품 내부의 기포 결함 상태을 측정한다. 김규년 대표는 “철, 알루미늄, 마그네슘 등으로 구성된 금속 주조 제품은 내부에 기포가 차는 결함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파손 요인이 된다”며 “3D CT영상 기술을 이용하면 군 장비 내에 기포 결함이 있는 부분을 정확히 찾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광 섬유장치 사업을 해온 시현코리아는 플라스틱 광 케이블을 들고 참여했다. 기존의 구리 케이블보다 가볍고 탄소배량이 1/8수준이라고 시현코리아측은 설명했다. 덕분에 중국에 수출하고 있고 올 5월에는 도시철도공사와 협약을 통해 차량 네트워크를 구리에서 플라스틱 광 케이블로 교체했다. 이소영 대표는 “이 제품을 군용으로 사용하면 전자파나 잡음을 차단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육군과 KT 관계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광명전기는 등주형 태양광 시설로 낮은 일조량에서도 발전이 가능한 기술을 선보였다. 특히 그늘진 곳에서도 전기를 생산할 수 있어 위장막 내에서 통신장비 등 각종 군 장비 발전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번에 참가한 업체들은 최근 정부가 일반 방산물자에 대해 중소기업에 문호를 개방키로 해 이번 비즈라운드에 특히 기대를 걸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찬규 국방소프트웨어산학연합회 상근부회장은 “중소ㆍ벤처기업이 개발한 기술 중에서 국방 정보화에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들이 상당히 많지만 이를 제대로 키우지 못해 그동안 대형 방산업체에 흡수되거나 사장되기 일쑤였다”며 “이를 개선해 중기벤처의 아이디어를 국방에 접목시키려는 시도가 이번 비즈라운드”라고 말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