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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립자초 민주 ‘갈라파고스 정치’
부자감세…MB노믹스 공격

나쁜투표…오세훈 사퇴

박원순 당선 등 의외 성과



야권통합 집착 국익은 뒷전

FTA‘ ISD프레임’에 발목

수권정당 능력에 의구심

프레임에 맛들였다

프레임 늪에 빠져 진퇴양난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와 관련, 민주당이 다수 의원들의 정책 지향이나 대중 여론과 동떨어진 ‘고립된 섬’을 자초하고 있다.

투자자ㆍ국가소송제도(ISD)를 전면에 내세운 ‘FTA 프레임(논리 선점)’의 약발이 전혀 먹혀들지 않으면서 꼬인 스텝을 좀처럼 풀지 못하는 형국이다.

지난 16일 개최한 긴급 의원총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ISD 폐기냐, 개선이냐, 협상 약속만 있으면 되느냐, 폐기 확약이 필요하냐 등을 놓고 제 입맛에 맞게 서로 다른 해석들을 내놓았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줄곧 ‘국익’이라는 한 단어로 여론에 호소해온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여권 강경파를 중심으로 “야권 통합을 위해 국익을 저버린 꼼수, 반대를 위한 반대”라는 목소리가 득세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이렇다 할 대응 논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당내에서는 온건파와 강경파로 나뉜 상황을 들어 “우리 당 사람들을 설득시키지 못하면서 어떻게 국민에게 이해를 구할 수 있냐”는 볼멘소리들이 들린다.

민주당은 특히 국제 통상의 기본조항이 된 ISD를 몽니 수단으로 삼으면서 중도를 아우르는 수권정당으로서의 이미지에도 상당한 내상을 입었다. ‘안철수 바람’ 등 제3 정치지대의 등장으로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울 내년 총ㆍ대선을 감안하면 뼈아픈 실착이다. 

이상돈 중앙대 법대 교수는 “민주당의 경우 FTA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가치판단을 하기보다 야권공조라는 목표의식에 경도됐다”고 지적했다.

이미지와 메시지가 무엇보다 중요해진 21세기 정치에서 프레임의 역할은 갈수록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경제적 양극화에 부응한 민주당의 ‘부자 감세’ 프레임은 MB노믹스(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의 근간을 흔들 정도로 정치적 파급력이 컸다. 복지 갈증이 커진 국민들을 상대로 내놓은 ‘무상 시리즈’ 역시 민주당의 미완성 히트작이었다.

민주당은 이후에도 ‘나쁜 투표’ 프레임으로 오세훈 시장의 사퇴를 이끌어냈고, ‘아름다운 피부와 아름다운 재단’의 대결구도를 만들어 박원순 시장 당선에 기여했다.

그러나 FTA 정국에서는 민주당의 존재가치를 부각시켜온 프레임 정치가 거꾸로 부메랑이 됐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복지나 분배, 성장 등의 가치가 녹아가는 것이 정치 프레임인데 민주당은 매우 협소한 ISD를 들고 나왔다”며 “이는 진정한 의미의 프레임 정치가 아니라, 자신의 입지를 위해 이슈를 활용하는, 진정성 없는 정치 전략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양춘병ㆍ조민선 기자/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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