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바이오 주력사업 탈피

‘유티씨엔’ 통해 공격적 M&A

방송·스마트카 시너지 기대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비난속

임회장 외손자 입지관련 관심

삼성그룹 연관 투자셈법 분주





디지탈아리아를 인수한 유티씨앤컴퍼니가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의 전 장인인 임창욱<사진> 대상그룹 회장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식품 및 바이오가 주력인 대상이 2009년 교육 및 전자부품 업체인 더 체인지를 인수한 데 이어 IT소프트웨어 기업까지 인수하면서 삼성그룹과 어떤 관련이 있을지가 관심의 핵심이다. 비록 이혼은 했지만 임 회장의 외손자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손인 것만큼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임 회장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비상장사 유티씨앤컴퍼니는 투자 및 투자자문, 기업 인수ㆍ합병(M&A) 및 자문, 해외직접 및 간접투자 등을 하는 기업이다.

유티씨앤컴퍼니는 지난 14일 오후 장덕호 디지탈아리아 사장 외 6인의 보유지분 30.5%, 136만3285주를 240억원에 인수하는 경영권 양수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15일에는 2009년 인수한 더 체인지와의 합병계획도 공식화했다. 디지탈아리아는 작년 매출 115억원에 순이익 41억원, 상반기 현재 자본총계 275억원 규모의 알짜회사다. 지분 30% 매입가격이 자본총계의 87%에 달한다는 것은 대상이 얼마나 공격적으로 인수에 나섰는지를 짐작케 한다.

그동안 대상그룹은 주로 식품 및 가축 사료 등 사업을 해왔다. 대상홀딩스를 통해 식품 업체인 대상이나 가축 사료 업체인 대상팜스코 등을 지배해 오는 구조였다. 그나마 대상홀딩스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대상정보기술을 통해 소프트웨어 개발업을 하는 게 전부였다.

디지탈아리아는 임베디드(Embedded) GUI(Graphic User Interface) 미들웨어 전문 소프트웨어 업체로 미국 어도비시스템즈, 스웨덴 TAT, 일본 아크로디아 등과 글로벌 휴대폰 및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기업이다. 이미 기술력은 검증을 받아, 그동안 터치폰과 스마트폰 등에서 사용되는 각종 GUI솔루션을 삼성전자, LG전자, KT-Tech 등에 공급했다. 일본 휴대폰 업체인 샤프와 NEC 등에도 솔루션을 공급해 매출 성과를 올려 왔다.

장덕호 디지탈아리아 사장은 인수 발표 후 헤럴드경제 ‘생생코스닥’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지난 추석 연휴 때 급하게 인수가 진행됐다”며 “대상그룹이 그동안 IT 관련된 사업을 해 오지는 않았지만, 그룹 계열사를 통한 시너지 효과가 충분히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 사장은 또 “최근 진출한 e북 시장이나 스마트 카 시장 등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에 대상그룹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유티씨앤컴퍼니 관계자도 “각종 스마트폰, 아이패드, 갤럭시 탭 등 그래픽이 중시되는 터치기반 기기가 늘어나고 있고, TV나 냉장고 등 가전기기도 지능화되면서 GUI가 제품 경쟁력 측면에서 중요성이 높아져 가고 있다. 관련 시장이 계속 확대되고 있는 추세에서 이미 시장을 선점한 디지털아리아의 발전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고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디지탈아리아와 합병할 더 체인지는 유티씨앤컴퍼니가 2009년 인수한 회사로 교육사업과 드라마제작 IT사업을 병행하는 기업이다. 삼성그룹에서도 교육사업은 삼성SDS와 크레듀가 영위 중이다. 최근 대기업 계열사 간 내부 일감 몰아주기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는 상황인 만큼 법적으로 삼성그룹과 관계없는 대상그룹이 관련 사업에 뛰어드는 것도 각종 관측의 배경이 되는 모습이다.

한편 더 체인지는 작년 매출은 180억원으로 디지탈아리아보다 크지만 97억원의 영업손실과 293억원의 당기순손실로 순손실을 기록, 올 해 드라마제작을 분할하고 유상증자도 단행하는 등 구조조정을 거쳤다. 상반기 현재 매출은 230억원, 손손실 288억원이며, 100억원의 유상증자 반영 전 자본총계는 289억원으로 자본금(832억원) 대비 50%이상 자본잠식 상황이다.

허연회 기자/okidok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