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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의 여인’ 메릴 스트립은 ‘블루카펫’ 서울시장후보 황정민도 ‘파란색’…왜?
지난 4일 영국의 국립극장격인 런던의 BFI(영국영화협회) 사우스뱅크에선 마거릿 대처 전 총리의 일생을 그린 전기영화 ‘철의 여인’의 유럽 첫 시사회가 열렸다. 이 때 주연배우인 메릴 스트립을 맞은 것은 극장 앞에 길게 깔린 ‘블루 카펫’이었다. 메릴 스트립 역시 푸른색 드레스를 맞춰입고 카메라 세례를 받았다. 왜 레드 카펫이 아니라 파란색이었을까?

오는 19일 개봉하는 한국영화 ‘댄싱퀸’은 일약 전국민적인 스타로 떠올라 생전 처음 정치계에 발을 들여놓으며 서울시장 후보가 된 남자와, 신분을 숨기고 댄싱 가수에 도전한 그의 아내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 영화다. 황정민과 엄정화가 영화 속에서도 자신들의 이름 그대로 달고 나와 이 특별한 사연의 부부를 연기했다. 그런데 극중 황정민을 영입해 경선 후보로 내세우는 정당의 상징색이 온통 파랑이다. 왜일까?

파랑은 영국 보수당의 전통적인 상징색이었으며 블루 드레스는 마거릿 대처 총리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재임 시절은 물론이고 지난해 10월 86세 생일 때 아들 부부와 함께 점심식사를 하는 모습이 언론의 카메라에 잡혔을 때도 역시 파란색 정장 차림이었고 2008년 7월 유명 패션잡지 보그의 표지모델로 나섰을 때도 마거릿 대처의 드레스는 진한 푸른색이었다. 역시 파랑이 상징색인 미국 민주당 지지자 메릴 스트립이 영화를 위해 영국 보수당의 파란 옷으로 갈아입은 것이다. 


‘댄싱 퀸’에서 황정민이 소속된 정당은 색깔만 보면 한나라당같지만 이름은 ‘민진당’이고 기호는 2번이다. 당명과 기호는 민주당(민주통합당)이 자연스레 연상된다. 여ㆍ야 기존 정당의 절묘한 ‘합성’인 셈이다. 이 영화를 연출한 이석훈 감독은 “특정 정당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고 기성 정치권의 다양한 상징들을 섞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기성 정치권과는 전혀 상관없는 새로운 색깔이나 당명을 찾기는 어려웠다”며 “비주얼 감독과 논의해 신뢰감을 줄 수 있는 파란색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 영화는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에 이미 촬영완료했다. 하지만 ‘파란색 정당’의 젊고 잘생긴 변호사 출신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누렸다는 점에선 오세훈 전 시장의 첫 출마 당시를 떠올리게 하고, 정치권 외부에서 영입한 인권운동가 출신의 후보로 상대 진영과의 절대적인 열세를 만회하고 선거 구도에 파란을 일으킨다는 설정에선 박원순 현 시장을 연상케한다. 이석훈 감독은 “다른 정치인을 염두에 두진 않았고 다만 선거운동기간 부인 때문에 비난을 당하고 위기를 맞는다는 설정만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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