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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열여덟, 열아홉’ 감독 배광수, ‘당신을 향한 따뜻한 위로’
배광수 감독은 언론시사회를 통해서 자신의 영화 ‘열여덟, 열아홉’을 오이디푸스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은 지양해달라고 말했다. 남매의 이단적인(?) 감정이 사건의 계기가 되지만 영화가 담고자한 전체적인 메시지는 아니기 때문이다.

영화 ‘열여덟, 열아홉’은 이란성 쌍둥이 호야와 서야가 서로에 대해 갖고 있는 감정을 통해 세상과 마주하며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열여덟, 열아홉’은 원래 ‘호야’라는 제목의 시나리오로 영화진흥위원회의 제작지원대상작으로 선정된 작품이다.

배 감독의 입봉작 ‘열여덟, 열아홉’은 세상의 빛을 보기까지 3년의 시간이 흘러야 했다. 그는 최근 영화 ‘열여덟, 열아홉’을 알리기 위해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중이었다.



“영화를 만든 사람으로서 인터뷰를 통해 관객들과 보다 깊은 소통을 할 수 있다면 쑥스럽지만 적극적으로 임하고 싶다.”

배 감독은 인터뷰에 대한 소감에 이어 자신의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번 ‘열여덟, 열아홉’에 많은 신인배우들이 출연했다. 무엇보다 이번 영화를 통해 배우들이 좋은 평가를 받았으면 한다. 많은 기회를 통해 배우들이 영화에 출연할 수 있고 관객들과 만날 수 있다면 그들에게는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가능성이 높은 배우를 발굴하는 일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다. 특히 배 감독이 배우를 보물에 비유해 말한 것은 매우 이색적이었다.

“가능성 있는 배우를 발굴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역시 영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첫 번째도 스타, 두 번째도 스타, 세 번째도 스타라고 말하며 스타의 중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신인배우들이 장차 훌륭한 배우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다면 그들은 장차 한국영화의 보물이 되어 우리에게 보답할 것이다.”



그는 자신의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충분히 끄집어 내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리고 배 감독은 ‘열여덟, 열아홉’의 주연이었던 배우 유연석과 백진희, 도미 역으로 출연했던 엄현경, 일강 역으로 출연했던 정헌의 칭찬도 빠뜨리지 않았다.

“연석이는 가능성이 많은 배우다. 호야라는 인물을 맡아 지치지 않고 촬영이 끝날 때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점은 높이 평가한다. 진희 역시 입체적인 연기를 할 수 있는 성장가능성이 높은 배우다. 정헌이도 기대가 되는 배우다. 지금은 군복무지만 어서 전역해 좋은 작품으로 만나게 되길 바라고 있다. 현경이는 깜찍한 연기뿐만 아니라 보다 넓은 연기 영역을 소화할 수 있는 배우로 성장할 것이라 생각한다.”

배 감독은 자신의 영화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다. 지금 다시 만들었다면 더 잘만들었을텐데라는 그런 생각들. 하지만 그가 가지고 있는 영화에 대한 열정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았다고 한다. 배 감독이 생각하는 영화 ‘열여덟, 열아홉’.


“영화 ‘열여덟, 열아홉’은 성장영화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유년시절에 겪는 성장통이 비단 사춘기의 소년 소녀들만 겪는 일일까. 그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성장통은 어른, 청소년, 누구나 가지고 있다.”

배 감독은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사람에게 단편적인 해결방법만 제시하려는 요즘의 모습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그는 타인의 아픔을 묵묵히 들어주고 공유하려는 태도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는 주변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들과 내적 고민들 그리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단편적으로 재단하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그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공유할 수 있는 태도가 핵심이다. 영화 ‘열여덟, 열아홉’에 대해서도 오이디푸스적 관점으로 접근하거나 성장물 영화로만 평가하기 보다는 좀 더 다각적인 관점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영화 ‘열여덟, 열아홉’에 호야는 권투로 자신의 내적고민과 갈등을 승화시킨다. 요즘엔 TV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스포츠가 돼버린 권투. 피범벅이 되도록 상대와 싸우지만 결국 호야는 설명하기 힘든 눈물을 흘린다.

“스포츠는 모두 가치가 있지만 권투가 가지고 있는 순수성을 돌아보고 싶었다. 디지털 시대에 살면서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무엇보다 권투글로브에서 나는 땀 냄새, 정말 고약하다. 하지만 권투선수들의 정직한 땀과 노력이 담겨있는 만큼 ‘열여덟, 열아홉’도 관객들에게 정직하게 다가가고 싶다는 바람으로 호야가 권투를 한다는 설정으로 가게 된 거다.”

배 감독은 그냥 독서실에서 공부만 하고 방송강의를 주로 듣는 학생이었다고 자신의 사춘기 시절을 회고했다.

“사실 난 그렇게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우연한 기회로 연극영화과에 입학하게 됐고, 원래 하고 싶었던 건 방송 프로듀서였다. 하지만 스크린 사각의 프레임밖에 여러 사람들의 노력을 과정을 알게 되면서 점점 영화가 재밌어졌다.”

그가 영화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기 시작할 때 운명처럼 김성수 감독을 만났고,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배 감독은 김성수 감독을 찾아갔다.

“예전에 김성수 감독님이 학교에 특강을 온 적이 있었는데 당시 영화 ‘태양은 없다’ 촬영을 마치고 오신 터라 지친 기색이 역력했으나 그 빛나던 감독님의 눈빛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졸업 후 김성수 감독님을 찾아가 감독님 밑에서 영화를 배울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래서 ‘무사’를 통해 영화를 시작하게 됐다.”

하지만 배 감독의 조감독 시절은 꽤나 길었다. 그래서 그는 감독으로 데뷔하기 위해 고민도 많이 했다고 한다.

“지금도 후회는 없다. 비록 조감독 생활을 오래했지만 그만큼 배운 점도 많다. 감독과 조감독의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느냐다.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만들어진 순간 영화감독이 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가장 좋아하는 일이 시나리오를 탈고한 후 스태프들에게 보여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유는 시나리오는 영화의 가능성을 증명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배 감독은 그 순간만큼은 어떤 것보다 설레는 일이라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배광수 감독은 자신의 꿈을 조심스럽게 꺼내 놓았다.

“꿈... 그게 있다면 영화를 계속 만들고 싶다는 것. 영화를 많이 만들어본다면 지금보다 더 성장할 수 있고,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기회를 잡는 것이 어렵다. 영화를 포기하고 싶은 순간? 왜 없었겠나.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은 내가 살아온 이 시대가 나에겐 준 혜택이라고 여기고 있다. 그에 보답하기 위해 좋은 영화를 통해 관객들과 만나고 싶다는 거다. 우리의 삶에 힘을 주는 영화를 만드는 게 진정한 나의 꿈이다.”


이슈팀 속보팀/ 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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