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다. 올봄에는 어떤 속옷들이 유행할까? 그 답은 한결 달콤하고, 알록달록한 속옷들이 트렌드라는 것이다. 마치 어린이들이 입은 색동한복마냥 다양한 색상을 자랑하는 속옷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숨이 막힐 정도로 타이트한 스키니 팬츠 대신 편안하고 멋스런 와이드 팬츠가, 깡총한 초미니 스커트 대신 무릎을 덮는 롱스커트가 대세인 올 봄 패션은 그 어느 때보다 성숙하면서도 여성스럽다. 그러나 칙칙하고 무거워선 곤란한 법. 여기에 한줌 생기를 불어넣는 것이 바로 색색가지 컬러감의 속옷들이다.

올 봄 패션계를 강타한 색상은 일명 ‘애시드(acid)’ 컬러. 문자 그대로 새콤한 맛이 느껴지는 컬러들이다. 핫핑크, 노랑, 그린 등의 싱그러운 컬러들이 여성복이나 가방, 구두 등에 활발히 활용되는 가운데, 속옷도 그 행렬에서 빠질 수 없다.

작년 봄 화사한 꽃무늬와 잔잔한 뉴트럴 색상이 사랑받았다면 올 봄에는 수채물감을 그대로 짜놓은 듯한 색상을 선택하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매해 봄 시즌이면 속옷 색상은 파스텔톤이 대세였다. 연한 핑크나 아이보리, 스카이블루가 봄 분위기를 가져다주곤 했다. 다소 천편일률적인 순환이었다. 그러나 올 봄엔 핑크나 블루 등의 색상을 좀 더 진하고 선명한 톤으로 만날 수 있다. 거기에 노랑이나 그린 등의 색상을 포인트로 사용해 비비드한 색감을 더하고 있다.

비비안 디자인실의 황혜연 팀장은, “색상이 주는 계절감이 점점 사라지고, 그 진폭이 매년 다양해지고 있다. 더구나 올 봄처럼 선명한 컬러의 속옷들은 이제 속옷이 개성을 표현하는 패션아이템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 겉옷이 얇아지는 봄이라고 해서, 더 이상 속옷도 비치지 않는 옅은 색상에만 국한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올 봄 비비안은 핑크와 블루톤의 색상과 톤을 맞춘 자수장식이 돋보이는 브래지어팬티 세트와, 슬립으로 봄 분위기를 한껏 살렸다. 허벅지 부분에 트임이 깊게 들어가 섹시한 느낌마저 주는 그린 톤의 슬립도 멋스럽다. 프리미엄 란제리 ‘소노르’ 역시 다양한 색상을 선보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개나리꽃처럼 샛노란 색상의 슬립은 그 색상만으로도 봄을 물씬 느끼게 해준다.

’보디가드’는 오렌지 색상의 브래지어팬티 세트를 내놨으며, ’게스언더웨어’는 깔끔한 디자인에 노랑과 보라색의 색상이 돋보이는 브래지어팬티 세트를 선보였다. ’엘르이너웨어’에서도 청량감 있는 민트 컬러를 활용한 브래지어팬티 세트를 판매하고 있다. 이밖에 ’샹딸토마스’도 형광빛에 가까운 노랑과 핑크색의 우아한 디자인의 브래지어팬티 세트를 선보이는 등 올봄 속옷은 그야말로 톡톡 튀는 컬러가 대세다.

이영란 기자/yr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