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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옥주현, 1위해도 안티팬 더욱…도대체 왜?
잠시 논란은 묻어뒀다. 스포일러에는 ‘한 방의 반전’을 안겼다. ‘나는 가수다’가 논란을 잠재우고 위기를 모면하는 방법은 결국 무대 위에서였으나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한 주 내내 시끄러웠다. 고성도 모자라 난동 논란, 새로운 가수에 대한 출연 논란, 스포일러로 대한 제작진의 강경대응까지, 지금까지의 논란도 앞으로의 논란도 잠시 내려놓고 29일 ‘우리들의 일밤-서바이벌 나는 가수다(MBC)’는 마침내 전파를 탔다. 온ㆍ오프라인을 뜨겁게 달군 새 멤버 1세대 아이돌그룹 출신 가수 옥주현과 ’리틀 임재범‘으로 데뷔 초부터 화제를 낳았던 JK김동욱도 함께 왔다.

일주일 내내 ’나는 가수다‘를 좌초 위기로 떠밀었던 논란 안으로 들어가보니 그 곳에는 가수들 한 사람 한 사람이 감기에 시달리며 저마다 목상태를 호소하고 있었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박정현, 최악의 목 컨디션에 링거까지 맞고 온 김범수, 감기로 진행 마이크를 윤도현에게 넘긴 이소라 등 누구 하나 편안한 상태는 아니었다.

경연은 곧 시작됐다. 미션곡에 대한 결정도 보여지지 않았다. 미션은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의 노래‘ 김범수는 부활의 ’네버 엔딩 스토리‘, BMK는 김광진의 ’편지‘, 박정현은 유재하의 ’그내 내 품에‘, 이소라는 임재범이 피쳐링한 소울다이브의 ’주먹이 운다‘, YB는 마그마의 ’해야‘, JK김동욱은 임재범의 ’비상‘, 옥주현은 이승환의 ’천일동안‘을 불렀다. 그리고 가수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최악의 컨디션을 최상의 무대로 소화했다. 

▶ 노래 좀 할 줄 알았던 아이돌 ’옥주현’=지난 5월16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된 영화음악의 거장 엔리오 모리코네의 내한공연 2부 첫 무대에 옥주현이 섰다. 객석은 일순 술렁였고,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더 잘 알려졌던 '넬라 판타지아'의 영어 버젼을 불렀다. 숨죽인 객석을 뚫고 옥주현은 이 노래를 불렀다. 아이돌 가수에서 솔로로, 그리고 이제는 김형석이 말하듯 ’뮤지컬계의 프리마돈나‘로 섰음을 옥주현은 스스로 증명한 무대였다. 긴 호흡이 필요한 한 곡을 마친 옥주현을 거장 엔리오 모리코네는 꼭 끌어안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현재 옥주현의 위치였다. 하지만 대중의 평가는 늘 극과극이다. 옥주현의 출연을 두고 ’자격논란‘이라는 네 글자가 새겨졌으니 말이다.

한 주간 ’나는 가수다‘를 논란으로 끌어올린 주인공에는 옥주현이 있었다. 논란과 스포일러로 얼룩진 ’나는 가수다‘에 첫 출연으로 가장 드라마틱한 ’한 방‘을 전한 새로운 출연자로 옥주현은 스스로의 이름을 새겼다.

특히 TV프로그램을 통해 노래를 부르기는 꽤 오랜만이었다. 갖은 악성 댓글에 시달리며 중압감을 온몸으로 이겨온 옥주현이었다. ’아이돌 치고는 노래 좀 할 줄 알았던 가수‘였다는 것이 옥주현을 향한 대중의 평가, ’자기가 가진 실력보다 저평가됐던 가수‘라는 것은 전문가들의 평가, ’아이돌 그룹의 멤버치고도 유난히 안티가 많고 여전히 안티를 이겨내지 못한 가수‘였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었다.

무엇이 옥주현을 논란의 한가운데로, 안티의 중심으로 이끌었는지는 데뷔 13년의 세월을 헤집어 설명하기도 쉽지 않다. 다만 옥주현은 이날 토해냈다. 아이돌 가수라는 굴레를 벗고 새로운 세계 안에서 쌓아왔던 옥주현을 다시 보여줬다. 당당하고 때로는 그 당당함이 거침없기까지 했던 옥주현은 무대를 마치고 검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가수로서 받아보는 박수에 대한 그리움의 눈물"이었다고 하지만 그 눈물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담겼는지 그 무대를 본 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었다.

옥주현은 이날의 1위였다. 그 눈물과 옥주현의 가창력에 감동한 청중평가단이 있는 반면, 온라인에서는 옥주현의 1위를 두고 말들이 많다. '원곡과는 다른 해석'에서 시작해 급기야 '편집논란'으로 이어졌다. 특히 BMK의 '편지'를 듣던 관객의 감동 어린 반응이 옥주현의 노래를 듣던 관객으로 또 한 번 등장한 것에 네티즌들은 편집 조작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얼굴을 비친 관객들이 비슷한 표정과 행동을 보였다는 지적이었다.

▶ 저마다의 이야기, 저마다의 드라마...눈물의 ’나가수‘=’나는 가수다‘에는 모두 일곱 명의 가수가 출연한다. ’돌아온 가왕‘은 다시 돌아갔지만 너무도 격정적인 인생의 드라마를 안고 있었다. 임재범이 품은 스토리는 그의 음절 하나하나에 빼곡하게 채워졌다. 청중도 시청자도 그의 이야기가 빚어내는 노래에 귀를 기울였다. 가수들의 음악은 그들의 아픔을 먹고 성장했다. 감동을 원했던 시청자들은 때마침 감동을 받았다.

이날 29일 방송분에서는 저마다의 스토리가 음악과 만났다. 누구에게나 드라마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듯이 말이다. 그것은 그 크기를 떠나, 삶의 상처와 아픔을 떠나 ’나‘라는 우주 안에서 홀로 감당해왔던 몫의 이야기였다.

”어머니가 돌아가신지 2년이 됐다“는 BMK는 어머니를 떠올렸다. ’여기까지가 끝인가 보오‘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김광진의 편지는 그와 어머니의 이야기로 대치됐다.

최악의 목 상태를 딛고 선 김범수와 박정현은 ”목소리 안 나온다며?“라는 반문을 할 정도의 멋진 무대였다. 노래를 하는 가수가 최악의 목 상태를 이겨낸다는 것은 이들에게 만들어준 또 다른 스토리였다. ”(이 무대를 위해) 다 써버렸다“는 박정현의 마지막 말이 이 무대에 토해낸 그녀의 모든 것을 증명할 뿐이었다.

임재범을 닮고 싶다는 이소라는 또 한 번의 파격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이소라 역시 좋지 못한 상태였다. 고열에 시달려 타프로그램의 녹화는 포기했고, ’나는 가수다‘의 진행도 반납했다는 보도가 이어진 뒤였으며 이소라는 ’나는 가수다‘ 방송 초반 김건모가 탈락할 당시 녹화중단을 거듭했던 사연, 이번 스포일러 안의 또다른 주인공이었다는 점 등 자꾸만 논란 속의 주인공이 되는 이소라다. 그러한 이소라가 보여준 또 한 번의 파격적인 무대는 대단했다. 이 방송을 통해 다양하고 상상을 초월하는 무대를 보여주는 이소라였다.

이날은 유난히 바쁜 윤도현이었고, ’아끼고 아끼고 아꼈다가 부르는 노래‘라고 전한 뒤 무대에 섰다. 일렉트로닉과 록을 뒤섞은 꽉 채운 음악의 향연은 객석 안으로 터질 듯한 열기를 밀어넣었다.

새로운 가수 JK김동욱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다. ’남자의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중저음(안혜란 라디오PD)‘ ’남자의 슬픔이 깃든 목소리(김형석), 그러나 대중이 기억하는 JK김동욱은 그가 스스로 말하듯 ‘리틀 임재범’ 혹은 ‘임재범 아류’였다. 그런 그가 임재범의 ‘비상’을 불렀다. 스스로 닮고 싶고 뛰어넘고 싶은 선배를 향한 그리고 세상을 향한 ‘비상’의 외침은 또 하나의 드라마를 쓰며 첫 무대를 마쳤다.

한 주 내내 불거진 논란을 가수들 한 사람이 간직한 스토리를 토해낸 무대로 쏟아낸 ‘나는 가수다’는 잠시나마 논란을 벗었다. 이날 1위에 오른 옥주현과 7위에 머문 BMK, 한계를 넘어야하고 한계를 넘기위해 단단하고 막막한 파도의 담으로 뛰어드는 가수들의 무대였다. 다만 시청률은 이 열정을 증명하지 못했다. 전주 방송분보다 1% 포인트 하락한 12.7%(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전국 시청률로 새로운 가수의 출연과 떠나는 임재범의 무대를 기록했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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