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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웅·윤희숙·이준석…오세훈의 ‘입’도 독해졌다 [정치쫌!]
홍보본부·부동산본부·뉴미디어본부장 
인지도·전문성 무장 SNS 등서 與 맹폭
‘박영선 저격’부터 LH 비판까지 전방위
“‘돌직구’ 여론 환기…말실수 주의해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선거대책위원회가 쌍포(砲)를 넘어 3개의 주포를 장착했다.

검사 출신의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 경제 전문가 윤희숙 의원, 높은 인지도를 갖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청와대·정부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캠프를 놓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거듭 맹폭을 하고 있다. 특히 4·7 보궐선거를 근 한 달 앞두고 여당발(發) 악재로 터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태'를 타깃으로 집중 공략하는 모습이다.

현재 국민의힘 서울시장 선대위에서 김 의원은 홍보본부장을 맡고 있다. 윤 의원은 서울부동산대책본부장, 이 전 최고위원은 뉴미디어본부장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 다시 SNS 활동에 나선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정부여당의 악재 대응법을 예언하는 이른바 '삼장법사 놀이'로 이들의 속을 긁고 있다. 그는 만 35세로 정치권 내 젊은 편에 속하지만 정치 경험은 풍부한 편이다. 이 전 최고위원은 13일 페이스북에 "삼장법사 놀이를 또 하자면, 원숭이들(여권)은 LH가 이명박 전 대통령(MB) 때 토지공사와 주택공사가 합쳐져 만들어졌다는 점에 착안해 MB 탓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사실 두 기관이 합쳐진 일과 부도덕한 직원들이 있는 데 정확한 논리적 연관관계는 없다"며 "하지만 마법의 키워드 MB가 있어서 아마 원숭이들은 LH가 탄생한 게 문제라고 주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예전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고심 끝 해경을 해체한다'고 했을 때의 비아냥은 가볍게 잊을 것"이라며 "방귀 뀐 쪽이 성 내는 격노 프레임을 발동해봤는데 재미를 못 봤다. 이럴 때는 역시 원숭이 세계관 내 최강 함정카드인 MB를 발동시킬 것"이라고 비꼬았다.

앞서 이 전 최고위원은 지난 6일 페이스북에 "LH 건의 결말을 나는 이렇게 예측한다"며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올 때까지 '게리맨더링(gerrymandering)을 해 조사 내용을 늘릴 것"이라고 예견했다. 게리맨더링이란 선거를 앞두고 특정 정당·후보에게 유리하도록 부자연스럽게 선거구를 획정하는 일을 말한다.

이 전 최고위원의 예상대로 정부는 8일 3기 신도시 토지거래 조사 대상을 박근혜 정부 때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는 "원숭이들이 예측가능한 방향으로 몰려가고 있다"며 "삼장법사가 된 기분"이라고 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박 후보의 대변인을 맡은 고민정 민주당 의원을 놓고도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고 의원은)파블로프의 강아지처럼 반사적으로 오 후보를 때린다"며 "대변인이면 님 후보 공약부터 살피길 바란다. 남 후보는 심지어 강남을 풀고 35층 화끈하게 풀겠대요"라고 했다.

'님 후보'는 박 후보를 뜻하는 말이다. 박 후보는 최근 "시장이 되면 서울시 35층 층고 제한을 풀고, 강남 재건축·재개발을 기다리던 주민들도 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했다. 앞서 고 의원은 논평을 내고 오 후보를 겨냥해 "서울을 '부동산 투기 광풍'으로 몰아넣는 기차가 출발한 느낌"이라고 비판했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연합]
김웅 국민의힘 의원. [연합]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 [연합]

김웅 의원도 오 후보를 비호하는 메시지를 내며 본격적으로 여론전에 가세했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에서)오 후보가 시장이 되면 투기열차가 출발할 것이라고 하지만, 그 열차에는 (최근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양항자·양이원영·김경만 민주당 의원 등이 타고 있을 것 같다"며 "국내 최고의 부동산 전문학자가 말하길 실명으로 개발예정지 땅을 사는 것은 초보, 진정한 고수들은 개발예정지 밖 인접 지역 땅을 가족이나 지인 명의로 땅을 쪼개 공유지분 형태로 산다고 한다. 그 분의 말대로면 민주당은 진정 투기의 고수들이 모인 '투기완판'당"이라고 했다.

그는 또 다른 글에서 "(문재인 대통령은)늘 문제가 터지면 국민을 겁박하고, 정작 밝혀진 민주당 의원이나 의왕시장, 시흥·하남시 의원 등에 대해선 왜 침묵을 하는가"라며 "엄벌과 부동산 투기도 내로남불인가"라고 쏘아붙였다. 또 "하긴, 투기과열지구에 2채 이상 보유한 국회의원이 21명인 정당, 경실련이 '투기조장당'이라고 명한 정당에서 무엇을 바라겠느냐"며 "정작 드러난 투기꾼은 모른 체하는 내로남불 투기완판당을 국민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향해 '국회의원 투기 전수조사'를 제안한 것을 놓고도 "콜(받아들인다)"라며 "대신 시시하게 조사말고 놀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측근으로 통하는)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수사하는 것으로 하자"고도 했다.

윤희숙 의원도 최근 SNS 등을 통해 날선 메시지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여당은)LH 투기 의혹도 전 정권 탓을 하고 적폐놀이를 하려거든, 차라리 한 민족의 피가 나빠 개혁에 끝이 없다고 하라"며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은 이미 2년 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제기됐는데도 맹목의 개혁·적폐놀이에 흠뻑 빠져 본체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나아가 "자신들은 무조건 개혁세력이고 상대는 모두 적폐여야 하니 자신들의 내부를 감찰하고 경고하는 게 싫을 수밖에 없다"며 "감찰 기능을 붕괴시켜 부패 산사태를 촉발한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문 정부"라고 일갈했다. 또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여당 국회의원, 여당 시의원, 지자체 공무원, 공공기관 직원이 줄줄이 엮여 나오는데 아직도 스스로를 개혁세력이라고 칭하는 게 부끄럽지 않는가"라며 "이쯤 되면 정부여당이 바로 척결해야 할 유례없는 부패세력"이라고도 했다.

윤 의원은 박 후보를 향해 직격탄도 쐈다.

그는 박 후보를 향해 "성별을 무기 삼아 실속 챙기기가 여성을 창피하게 만들고 팔아먹는다"며 "같은 잘못을 해도 남자를 쫓아내면 여성주의고 여자를 쫓아내면 가부장주의냐"고 비판했다.

야권에선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이라고 부른 남인순·진선미·고민정 의원을 박 후보의 캠프에서 내보내야 한다는 말이 돌고 있다. 박 후보는 "가부장적 여성 비하 발언을 듣고 우울했다. 눈물이 핑 돌았다"고 항변했다. 윤 의원이 이를 놓고 "도대체 어디가 가부장적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고 받아친 것이다.

한편 국민의힘 서울시장 선대위의 공식 대변인으로는 기자 출신의 조수진 의원 등이 임명됐다.

그간 의정활동에서 화력을 인정받은 조 의원도 서울시장 보선이 가까워질수록 야성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전직 의원은 "치열한 선거가 될 수밖에 없는 만큼, 여야가 경쟁적으로 '돌직구'를 날리려고 할 것"이라며 "다만, 주포가 늘어날수록 말 실수의 위험성도 함께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의식해야 한다"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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