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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피지컬:100’, 젊은 세대들이 좋아할만한 이유 갖췄다
나만의 방식으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게 매력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넷플릭스 예능 ‘피지컬: 100’은 젊은이들이 좋아할만한 ‘필(必)시청 콘텐츠’가 됐고, 해외 반응도 뜨겁다.

‘피지컬 :100’은 가장 강력한 피지컬을 가진 최고의 ‘몸’을 찾기 위해, 최강 피지컬이라 자부하는 100인이 벌이는 극강의 서바이벌 게임 예능이다. 우승상금 3억원이다.

특이한 것은 지상파인 MBC에서 제작했다는 점이다. 연출자인 장호기 MBC PD는 ‘PD수첩’과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 등을 연출한 경력을 지녔다.

아직도 여전히 OTT에서 예능을 지상파 스타일로 만들어 재미 없는 콘텐츠를 계속 만들고있지만, ‘피지컬: 100’은 지상파 PD가 OTT라는 플랫폼에 완벽하게 적응해 콘텐츠로 만든 결과물이다.

그러니까 MBC에 먼저 공개하고 해외배급을 넷플릭스로 하는 게 아니라, 아예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으로 제작됐다. MBC는 외주제작사 또는 스튜디오 역할을 한다. 지난해 넷플릭스는 드라마에 이어 ‘솔로지옥2’와 ‘피지컬: 100’ 등으로 글로벌 예능 제작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사실을 밝혔었다.

‘피지컬:100’에는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기게 하는 요인들이 있다. 헬스·웨이트 트레이닝 등을 통해 몸을 만드는 게 유행한 지는 제법 오래됐다. 그것을 직업적으로 수행해온 헬스 트레이너, 피트니스, 크로스핏 선수 뿐만 아니라 산악구조요원, 보디빌더, 레슬링, 복싱, 격투기, 경륜, 루지, 씨름 선수, 운동 유튜버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가한다. 이들은 몸을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오로지 몸으로만 승부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서바이벌 게임이 존재한다.

흥미로운 점은 빅승부, 명승부를 볼 수 있다는 점과 예상한 대로만 승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 점은 인생행보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베네핏이 걸려있는 퀘스트인 봉에 몸을 의지해 오래 매달리는 게임에서는 산악구조대원 김민철이 토탈 1위를 차지했다. 울툴불퉁한 몸매들이 많았지만, 그들이 쉽게 살아남는 승부가 아니었다. 김민철은 헬스가 아니라 생활속에 다져진 다부진 체력이 뒷받침된 강한 지구력을 보여주었다. 크로스핏 여성선수 황빛여울이 첫번째조 50명이 겨루는 매달리기에서 3위를 차지한 것도 놀라웠다.

2~3화로 방송된 본격 첫 대전인 1대 1 데스매치는 3분간 공 하나를 차지하기 위한 대결을 벌이는데, 힘 위주인 참호격투장과 순발력이 중요한 장애물경기장 등 두 경기장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다.

데스 매치 중에서 가장 의외의 게임은 팔씨름 최강인 근육질 덩어리 하제용을 ‘날씬한’ 임정윤이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공을 뺏아 승리하는 장면이다. 하제용의 팔 윗부분은 웬만한 사람의 허리를 보는 것 같았다.

가장 피하고 싶은 사람 1위로 꼽히는 스켈레톤 국가대표 윤성빈은 경기 시간동안 여유가 넘치다가도 한 순간에 빠른 스피드로, 트로트 가수이자 격투기선수인 이대원을 제압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근력이 좋은 윤성빈은 이대원을 순식간에 종이처럼 날리며 거북이 자세를 취하면서 공을 품고 엎드려버리니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윤성빈은 근육질에 치타 같은 순발력까지 겸비해, 무서운 존재로 떠올랐다.

여성 레슬링 국가대표 장은실이 특전사 예비역 중사 깡미를 제압하는 모습도 멋있었다. 장은실에게 잡히면 무조건 기술이 들어간다. 그리고는 악착같이 공을 잡고 버티는 장은실의 모습에 출연자들은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헤비급 레슬링선수 남경진이 자신보다 더 큰 박정호(교도관)을 상대하는 게임은 빅배치였다. 관객들은 황소들끼리 싸우는 듯하다고 했다. 남경진이 거구 박정호를 접어버리듯, 뒤에서 허리를 감싸 돌리는 장면은 엄청났다. 저 덩치에 승리의 세러모니로 덤블링을 했다.

최강자라 불리며 모두의 기대와 환호 속에서 펼쳐졌던 격투기 선수 추성훈과 소방관 신동국의 대결은, 격투기 후배 신동국의 제안으로 실제 종합격투기 MMA 룰로 진행되어 숨막히는 긴장감을 선사했다.

1:1 데스매치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대결 상대 지목, 같은 종목의 선후배 대결, 그리고 성별과 체급을 넘나드는 대결까지 매 순간 예측할 수 없는 반전의 연속이었지만, 대결이 끝나면, 승패와 상관없이 서로를 껴안거나 손을 내미는 출연자들의 인간적인 모습은 빛나는 스포츠 정신을 보여줘 감동을 전했다.

4화 두번째 퀘스트는 5명씩 구성되는 팀 대결 ‘모래나르기’였다. 힘의 균형감각과 스피드, 협동이 중요하다. 따라서 모래 나르기는 드라마 같은 서사를 지니게 된다. 누가 멋있는 한 편의 드라마를 완성할까? 남경진 팀과 장은실 팀의 경기결과는 7일 5화에서 공개된다.

MC도 없고, 퀘스트 규칙을 최소한 전달하는 장치 외에는 말이 별로 필요 없는 가운데, 핵심은 몸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점도 글로벌화에 유리한 조건이다. 몸의 외관보다 전략과 정신력을 잘 발휘해 승리하는 명승부가 더 많이 나온다면, 더욱 히트할 것 같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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