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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년만에 마무리된 한-佛 외규장각 도서 협상
한국과 프랑스가 7일 자정 프랑스 파리에서 외규장각 도서를 반환하는 내용의 합의문에 공식 서명하면 양국 정부간 기나긴 협상이사실상 마무리된다. 프랑스가 1866년 병인양요 때 빼앗아간 외규장각 도서 문제는 그 동안 양국간 외교관계에서 핵심 난제로 꼽혀 왔다.

외규장각 도서는 박병선 박사가 1975년 파리 국립도서관에 보관돼 있다는 사실을 처음 발견한 뒤 고국에 돌아오기까지 무려 36년이 걸렸다.

1991년 시작된 양국간 협상은 1993년 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이 휘경원원소도감의궤 1권을 돌려주고 ‘상호교류와 대여’의 원칙에 합의하면서 쉽게 풀리는 듯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영구대여’ 방식으로 반환을 추진한 반면, 약탈 문화재가 많은 프랑스 측은 문화재를 반환하는 선례를 남길 경우 다른 나라의 요구를 감당할 수 없다며 협상에 미온적으로 임하면서 난항이 계속됐다.

특히 정부는 2001년 프랑스의 외규장각 문서를 임대 형식으로 돌려받는 대신 국내의 다른 문화재를 내주는 ‘맞교환 방식’에 잠정 합의했다가 국내 여론의 반발로 무산되기도 했다.

협상의 돌파구가 열리기 시작한 것은 현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2007년 취임한 뒤 프랑스 정부는 외규장각 도서에 대한 한국의 정확한 입장을 문의하며 적극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는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진데다 프랑스가 한국과 외교관계를 발전시키려면 그 동안 걸림돌로 작용해온 외규장각 도서의 해결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관측된다.

협상은 지난해 한국 정부가 ‘영구대여’라는 용어를 포기하고 ‘일반대여’ 방식을 추진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프랑스가 국내법상 문화재 반출에 영구대여라는 표현을 쓸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점을 고려해 타협점을 찾은 것이다. 이후 정부는 프랑스 측과 물밑협상을 차근차근 진행했고 영구반환을 주장하는 국내 문화계를 설득하는 작업에도 정성을 쏟았다.

결국 사르코지 대통령이 G20(주요 20개국) 서울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했을 때인 지난해 11월12일 양국 정상은 외규장각 도서를 5년 단위 대여갱신 방식으로 한국에 돌려주기로 합의했다.

이후에도 프랑스 내에서 파리국립도서관 사서 직원들이 도서 반환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논란이 계속됐고 프랑스 정부가 외규장각 도서의 디지털화 작업을 하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반환시기 등에 대한 실무협상은 더디게 진행됐다.

한국 정부는 박흥신 주 프랑스 대사를 대표로 프랑스 정부와 줄다리기 협상을 이어갔고 결국 프랑스 측과 외규장각 도서 297권을 올해 5월31일 이전에 돌려받기로 합의하는데 성공했다.

헤럴드 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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