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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배배송도 자격증 시대’, 이색 자격증 제도 인기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택배서비스 자격증, 대리운전 자격증, 피자 반죽 자격증….’

낯선 이름이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자격증이다. 이색 자격증 제도를 활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고객의 흥미를 유발하면서도 직원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다는 취지에서 이뤄지는 새로운 기업 문화다.

택배업체 CJ GLS는 ‘우수 배송기사 자격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서비스 평가가 우수하고, 근속 연수가 긴 ‘베테랑’ 택배기사에 자격증을 부여하는 제도다. 1~3급까지 급수가 나눠져 있으며, 그에 따라 성과보수를 제공한다. 3년째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총 646명이 이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자격증을 받을 수 있는 조건도 까다롭다. 2년 이상 택배 배송 경력을 보유해야 하며, 고객 불만 접수도 없어야 한다. 서비스 평가도 매년 점수로 계산한다. CJ GLS 관계자는 “자격증을 획득하려면 서비스 점수가 상위 0.5% 이내에 들어야 할 만큼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CJ GLS가 지난 4월 서울 중랑구 CJ GLS 택배터미널에서 ‘우수 배송기사 자격증’ 수여식을 열고 차동호 CJ GLS 상무와 수상자 등이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CJ GLS 제공]

3년째 이 프로그램을 도입하면서 CL GLS 내부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차동호 CJ GLS 상무는 “자격증 제도로 배송기사 사이에서 서비스 품질 향상에 신경 쓴 결과 지난해 고객 불만 발생률이 38% 줄었다”고 전했다. 배송기사도 전문직종이란 인식을 확산시키면서 직원 사기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는 게 CJ GLS 측의 설명이다.

택배업계 외에 이색 자격증 제도를 활용하는 업종은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올해 초 부산교통안전협회는 전국 최초로 ‘대리운전기사 자격 검정 시험’을 실시했다. 부산지역 내 대리운전업체가 자발적으로 참여해 90여명이 이 시험을 거쳤다. 법적 효력을 발휘하는 자격증은 아니지만, 대리기사의 고객 서비스의 품질을 한 단계 높이겠다는 취지에서다. 부산교통안전협회 측은 “분기마다 1회 시험을 실시하고 시험에 참여하는 업체도 점차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미노피자가 피자 도우(반죽)의 전문가에게 부여하는 ‘피자 메이커’ 인증제를 운영하고, 오므라이스 전문점 오므토토마토가 밥을 잘 볶는 직원 등을 대상으로 자격증을 발급하는 등 외식업계에서도 이색 자격증 제도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 만족도와 직원 사기를 모두 높일 수 있는 ‘일석이조’ 정책”이라며 “B2C(기업ㆍ소비자 간 거래) 영역을 중심으로 이색 자격증이 널리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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