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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꿈꾸던 청년…경제난에 화풀이 방화범으로 전락한 사연
[헤럴드경제= 서상범 기자] A(30) 씨는 한때 경찰을 꿈꾸며 지방의 모 대학 경찰행정학과에 진학했다. 하지만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대학 3학년 때 자퇴를 하고 방황했다.

지난 2011년 12월 서울 종로구에서 야채가게를 내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지난 5월에는 결혼도 했다. 야채가게를 통해 가족을 먹여살리고 든든한 가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경기불황으로 장사가 잘 되지 않았다. 월세 72만원을 내기도 벅찼다.

결국 지난 5월 20일 A 씨는 가게를 내놓았다.

다른 일을 구하려고 했지만 일자리 찾기는 힘들었다. 부족한 생활비는 대출을 통해 겨우 해결했다.

지난 7일 집 근처인 성북구 모 호프집에서 아내와 소주 2병을 나눠 마셨다.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에 술을 먹어도 취하질 않았다. 귀가한 후에도 A 씨는 소주 3병을 더 마셨다.

이후 바람을 쐬러 오토바이를 타고 성북구 주택가를 돌아다니던 A 씨는 자신의 어려운 처지에 짜증이 났다. 이후 홧김에 길가에 주차된 차량 3대를 불태웠다.

서울 성북 경찰서는 지난 8일 새벽 성북구 관내에서 발생한 연쇄 차량방화 혐의(일반자동차방화)로 A(30) 씨를 검거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8일 오전 3시40분 부터 1시간 가량 성북구 일대를 돌며 노상에 주차된 SM3 등 차량 3대를 1회용 라이터를 이용해 방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사건 발생 후 방화현장 3개소 주변 및 이동 동선에 있는 폐쇄회로(CC)TV 및 주차된 차량 블랙박스를 분석해 A 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9일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과정에서 A 씨가 범행일체를 자백했다”며 “최근 서울시내에서 발생한 차량 화재 사고와 관련성이 있는지 등 여죄에 대해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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