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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기사조절의 역사
[헤럴드경제=백웅기 기자] 날씨에 따라 선거에서 유불리가 갈린다면, 투표일 집중폭우와 천둥번개라도 치게하려는게 정치인일 것이다. 실제 자유자재로 인공 구름을 만들고 눈ㆍ비를 내리게 하는 기술을 정복할 날도 아주 먼 미래의 얘기는 아니다. 그렇지민, 아직 선거와 관련해서 날씨를 조작했다는 의혹, 또는 시도는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일본 문부과학성은 2040년께 자연재해 조절 기술이 등장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예컨대, 우주 공간에서 태양에너지를 분산시키거나 적도 부근에 집중된 에너지를 다른 곳으로 이동시켜 태풍 발생을 막는 동시에 에너지로 활용하는 기술 따위다. 이처럼 ‘구름을 관장하는’ 힘을 얻기 위해 현재 한국을 비롯한 세계 30여개국이 인공 강우, 우박 억제 등 기상조절 기술 연구에 한창 열을 올리는 상황이다.

이미 미국은 1946년 세계 최초로 인공강우 실험에 성공했다. 당시 과학자 빈센트 셰퍼박사는 안개가 찬 냉장고에 드라이아이스 파편을 넣었을 때 얼음 결정이 생기는 것을 발견하고 구름에 드라이아이스를 뿌리면 눈을 내리게 할 수 있을 것이라 상상했다. 이 예상이 들어맞으면서 미국은 현재 캘리포니아ㆍ네바다주 등 사막지역도 대규모 인공강우로 수자원을 확보하는 경지다.

또 그에 앞서 1932년 세계 최초의 인공강우연구소를 설립한 러시아의 경우 매년 5월 9일 전승기념일 행사를 위한 구름 소산(消散)에 해당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구름 소산은 인공강우처럼 드라이아이스나 요드화은(Agl)을 살포하는데, 구름과 주변 공기의 온도, 바람 속도 등이 민감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고도의 축적된 기술이 필요하다. 중국도 만성적 물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연간 4만 여명의 연구인력과 80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며 전국 31개성(省)에서 인공강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 기상조절 역사는 1963년에서야 첫발을 뗐다. 동국대학교 양인기 교수팀이 셰퍼박사와 같은 방법의 인공강우 실험을 시도한 게 시작이었다. 그마저도 투자 부족으로 진전이 없다가 가뭄이 극심했던 1994년부터 기상청 국립기상연구소를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해오는 상황이다. 가뭄이 발생하면 한시적 대응책으로 실험을 벌이는 식이었지만 2003년 이후부터 기초이론 연구 및 관측을 통한 체계적 실험을 해온 끝에 2009년 7월 안정적 인공강우 기술개발을 공식화했다.

그러나 한편으론 인공강우에 대한 비판도 있다. 비가 내릴 만큼 여물지 않은 구름을 쥐어짜 한쪽에 비를 내리면 다른 지역이 가뭄에 시달릴 수도 있다는 부작용을 지적한 것이다. 때문에 산림을 조성하는 등의 방법으로 긴 기간의 기상변화를 모색하는 ‘비의도적 기상조절’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높다.

kgu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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