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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팝콘저정치> 朴대통령이 “잠깐만요” 하면…
“인내심은 한·중이…”뼈있는 농담 뒤
장더장이 회담 끝내려하자 던진 한마디




“인내심은 한국과 중국 두 나라가 제일 세겠네요.”

지난 28일 중국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과의 면담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불쑥 이런 말을 꺼냈다고 합니다. 당시 면담에 배석했던 복수의 정부 관계자들 말에 따르면 북한 핵 문제에 대해 핵심은 피하고 원칙적인 얘기만 하는 장 위원장에게 박 대통령은 참다참다 못해 ‘뼈 있는 위트’를 날렸다고 합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장 위원장과 테이블에 앉아 간단한 인사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본론으로 직행했다고 합니다. 자신만큼이나 준비성이 철저하고 꼼꼼한 장 위원장의 스타일을 잘 아는 박 대통령이 먼저 선수를 친 셈입니다. ‘북핵불용’이라는 우리 측의 입장을 다시 한 번 명확히 하고, 중국 측의 답변을 얻어야 한다는 목표점이 있었던 겁니다.

물론 장 위원장은 박 대통령이 원하는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장 위원장은 계속해서 인내심을 갖고 북한 문제를 다뤄야 한다는 중국의 입장을 에둘러 표현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박 대통령이 “인내심은 한국과 중국 두 나라가 제일 세겠네요”라는 말로 국면을 전환한 것이죠.

예정된 40분의 시간이 흘러 장 위원장이 회담을 서둘러 끝내려 하자 예의 박 대통령의 트레이드마크 “잠깐만요”가 나왔습니다. 박 대통령의 “잠깐만요”는 수석비서관 회의나 국무회의 같은 공식 회의는 물론 비공개 회의에서 참모들을 긴장케 하는 말입니다. “잠깐만요” 뒤에는 날카로운 비판, 때로는 송곳 질문이 뒤따르기 마련이어서 박 대통령을 잘 아는 참모들에겐 일종의 노이로제 같은 단어입니다.

다음 일정으로 잡혀 있던 리커창(李克强) 총리와의 면담에서도 박 대통령의 집요함은 다시 한 번 이어졌습니다. “우리 리커창 총리님은 ‘미스터 리 스타일’이라고 이렇게 굉장히 국내외적으로 호평을 받으신 걸로 들었습니다”라며 호탕하면서도 자신의 소신은 거침없이 말하는 리 총리의 스타일을 화두로 한ㆍ중 FTA(자유무역협정)를 꺼내든 것이죠.

한석희 기자/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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