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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이없는 MB 자원외교”
1조2660억 마구잡이 보조금지원석유공사는 8000억 평가손실도
1조2660억 마구잡이 보조금지원
석유공사는 8000억 평가손실도




국회가 이명박정부의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사실상 ‘부실덩어리’로 평가했다. 정부는 투자금 회수가 불투명한 자원개발사업에 1조원 이상을 보조금으로 지출했고, 한국석유공사는 마구잡이식 해외기업 및 광구 인수로 1조원이 넘는 평가손실을 본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국회예산사무처가 2일 발간한 ‘2012 회계연도 결산 부처별 분석’자료를 보면 2008년부터 이명박정부 5년간 해외자원개발 융자 1조5836억원 가운데 1조2660억원을 ‘성공불융자’로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공불융자는 해외자원개발사업법에 근거해 사업이 실패하는 경우 원리금을 감면하되, 성공하는 경우에는 원리금 외 특별부담금을 징수한다. 성공한 사업이 부담하는 특별부담금으로 실패한 사업의 융자원리금을 회수하는 구조다. 사실상의 보조금이라는 게 예산정책처의 해석이다.

이 때문에 지식경제부 고시에 의거, 위험도가 큰 해외자원개발 조사ㆍ탐사 사업 및 투자위험보증 사업에 대해서는 실수요자의 신청에 의해 성공불융자를 지원할 수 있다. 반면 탐사 사업보다 위험도가 낮은 개발ㆍ생산사업은 일반융자로 지원해야 한다. 그런데 지난 5년간 위험도가 낮은 석유ㆍ가스에 관련해서도 성공불융자가 대거 지원됐다.

정부 예산 편성 및 국회의 예산 심의ㆍ의결 시 성공불융자와 일반융자가 구별되지 않음에 따라, 해외자원개발 관련 융자사업이 사실상 성공불융자 지원사업으로 운영됐던 셈이다.

이뿐 아니다. 해외자원개발 ‘선봉장’ 격이던 한국석유공사도 마구잡이식 해외기업 및 광구 인수로 인한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었다.

이명박정부 기간 동안 공사는 총 17조8018억원을 해외자원개발에 투자했다. 이 가운데 정부출자금은 4조1300억원에 달한다. 그런데 공사 해외 자회사들이 보유한 광구별 순현재가치(NPV)를 평가해보면 인수가 대비 약 12억3000만달러, 한화로 1조3530억원이 낮았다. 그만큼 가치손실이 발생했다는 뜻이다.

특히 2009년 인수한 캐나다 하베스트 사는 3조7921억원에 인수했는데, 현재까지 8203억원의 손실을 기록 중이다. 손실의 주원인도 유가변동 등 불가피한 외부환경 때문이 아니었다. 손실액의 77%는 인수 당시 이 회사의 가치를 과대평가해 필요 이상의 높은 금액을 지불한 데서 비롯됐다고 예산정책처는 분석했다.

이 때문에 공사의 재무상황도 계속 나빠졌다. 부채는 2008년 5조5000억원에서 2012년 17조9800억원으로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2000억원 흑자에서 4년 만에 900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예산정책처 분석대로면 공사가 투자한 해외자원투자금 대부분을 빚으로 낸 데다, 부실투자까지 이어지면서 재무상황이 악화된 셈이다.

예산정책처는 “해외유전자산을 전면 재점검해야 하며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는 자산은 매각해야 한다”면서 석유공사에 대해 정부 출자 최소화, 경영효율 개선을 위한 공사의 자구노력 점검을 건의했다.

홍길용ㆍ최정호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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