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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 무인시대?...여야 강경파 득세
‘목소리가 크면 이긴다’는 말, 요줌 정치권에 딱이다. NLL(북방한계선) 논란을 둘러싸고 각 당 모두 강경파들이 득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가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담록을 열람을 주도한 것도 여야 강경파들이다. 온건파는 최근 상황을 ‘엉터리 국회’라며 강경파에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지만, 목소리가 작다.

새누리당은 강제당론으로 회담록 열람에 찬성했다. ‘강제’이다보니 불만도 적지 않다.

6선의 이인제 의원은 회담록 열람 결정에 대해 “좋지 않은 선례를 남겼다. 원래 법이 정한대로 정상간 대화록은 법정 시한까지 비밀을 지켜주는 것이 원칙인데, 공개하는 상황까지 왔다”며 “이것은 국가 이익을 위해서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2일 본회의 표결 시 자리를 비우는 것으로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신성범, 김영우, 하태경 의원도 강제 당론이 정해지자 표결에 불참했다. 하태경 의원은 ‘엉터리 국회에 대한 반성’이라는 논평을 내고 “국회가 국민을 잘못 이끌면 국민이 얼마나 피곤해지는지 절감하게 한 결정”이라고 공개 비판했다.

당론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찬성표를 던졌지만, 할 말은 하겠다는 의원들도 의견도 적지 않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유승민 의원은 4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당론이라서 투표하긴 했는데, 일반공개를 해도될지는 법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개의 방식으로 국회의원 면책특권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선 “법도 뛰어넘는 권리로 면책특권을 말하는데, 지금 상황에서 그 권한을 말하는 건 부적절한 것 같다”고 반대의사를 밝혔다.

NLL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서상기 의원이 “필요한 경우 국가정보원에 보관 중인 2007년 남북 정상화담 음성 파일을 공개하겠다”며 초강수를 주장하지만, 당 지도부가 망설이는 것도 내부의 이같은 반발 때문으로 분석된다. 목소리가 크지는 않지만 무시하기도 만만치 않은 이유다.

민주당 역시 ‘NLL 논란’과 ‘국정원의 댓글 사건’이라는 정쟁의 포화 속에서 강경파 의원들의 목소리가 힘을 받았다. 김한길 대표가 나서서 장외투쟁을 주장하고, 국가기록원의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전부 공개하자’고 당론을 정한 것도 강경파 목소리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예’를 지키겠다는 문재인 의원이 ‘관련자료 전체 열람 후 NLL 포기가 사실일 경우 정계를 은퇴하겠다’는 초강경 승부수를 던졌고, 이어 김 대표가 전부 공개를 ‘강제 당론’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당 역시 내부 온건파의 목소리는 있다. 최근 최고위 회의에서 조경태 최고위원은 “정쟁을 당장 그만두고 민생을 챙기자”고 했고, 오제세 의원도 국정원 국정조사에 대해 “민생으로 돌아가자”며 소신을 밝혔다.

홍석희ㆍ조민선 기자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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