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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길용의 화식열전]한국GM 사태…민영화 시절 산은의 치명적 실책
2010년 협약서 수익성만 추구
韓 존속 안전장치 마련에 소홀
고금리 부담ㆍ회계착시도 간과
GM본사 차입과 조기상환 촉발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2010년 12월 GM과 산업은행간 협약이 체결된다. 2008년 한국GM의 천문학적 파생상품 손실과, 2009년 GM본사 파산과 유상증자 불참에 따른 산업은행의 지분율 하락을 겪은 뒤다. GM의 한국 철수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할 목적의 협약이었다. 한국법인의 기술무상사용권을 보장하고 2대주주인 산은의 거부권 등을 보장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런데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한국GM이 산은에 갚아야 할 우선주 상환대금 1조5000억원에 대한 GM 본사의 지급보증이다. 산은은 당초 한국GM 장기존속을 위한 생산물량 보장을 요구했다지만, 정작 얻어낸 것은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우선주 상환 보증이었다.


당시 산은은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민영화를 추진 중이었고, 정책자금 지원기능은 한국정책금융공사로 떼어낸 상황이었다. 당시는 수익추구가 산은의 경영목적이었던 때다. 더 많은 값을 받고 민영화 되기 위해서는 기업가치가 높아져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GM의 우선주의 배당률은 발행 후 5년까지 연 2% 주식배당, 6~10년 연 2.5% 현금배당, 11~15년차 연 7% 현금배당이다. 한국GM은 상법상 배당요건만 갖추면 언제든지 임의로 일부 또는 전부를 상환할 수 권리를 가졌다.

위기를 겪은 GM은 2010년부터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다. 산은 등 국내금융기관 차입금 1조3762억원을 상환한 것도 이때다. 당시 차입금리 조건은 CD+2.9%로 약 연 5.6% 수준이었다. GM은 이를 연 5.3%의 본사 차입으로 대체한다.

재무구조 개선을 진행하던 당시 한국GM으로서는 2012년말부터 우선주에 적용될 연 7% 배당도 상당히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2011년에 ‘부의 영업권’을 자본항목으로 옮기는 회계변경으로 자기자본을 1조1000억원 이상 늘려 배당이 가능하도록 장부를 조정한다. 우선주 상환을 위한 조건을 갖춘 셈이다. 2011년 2월18일 열린 이사회에서는 이 같은 회계기준 변경안이 산은 측 이사도 전원 참석한 가운데 가결된다.

2012년 12월 한국GM은 우선주 조기상환 계획과 함께 이를 위한 본사 차입방안을 이사회에 상정한다. 산은 측 이사 4명 가운데 3명이 불참으로 반대를 표시한 가운데 이 안건은 가결됐다. 하지만 주총에서 거부권은 물론 행위유지 청구권까지 가졌던 산은은 아무런 대응 조치를 취하지 못한다. 2012년과 2013년 우선주 전액이 조기상환 된 결과 산은에는 막대한 현금이 유입됐고, 한국GM은 자본과 현금이 급감한다.


2014년부터 GM은 글로벌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한국GM의 해외사업들이 정리된다. 산은 측 이사들은 관련 이사회에서 반대표를 던지지 못했다. 산은 민영화가 철회되고 정책금융기관으로 되돌아 온 2015년 3월에야 러시아사업 전략에 대해 4명 가운데 3명이 반대표를 던진다. 2015년 5월과 2016년 2월 이사회에서 자금관련 안건에 반대표가 나왔지만 3명 가운데 각각 1표와 2표 뿐이었다. 산은은 2016년에야 2015년도 손실원인 분석과 대책마련을 위해 처음으로 소수주주권을 발동한다.

연구개발비나 각종 비용 등을 과도하게 가져간 것은 GM측 잘못이다. 2008년 파생상품 손실도 역시 GM의 경영책임으로 봐야 한다, 하지만 산은도 한국GM의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수익 중심의 선택을 하고, GM측 견제에 소홀했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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