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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형 탈모’에 갈비뼈가 다 보이네…크리스마스만 지나면 찬밥 신세 루돌프 [지구, 뭐래?]
[국제 동물보호단체 페타(PETA)]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산타 할아버지와 선물을 싣고 썰매를 끈다는 루돌프. 추운 날씨를 잘 견디고 먹이를 찾아 장거리 이동도 거뜬한 순록이라는 동물이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는 순록들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지만, 크리스마스가 끝나기 무섭게 관심이 시들해진다. 일년에 한두 달을 제외한 대부분 기간 순록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굶주리다 못해 탈모 등 피부 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동물보호단체 페타(PETA)]

국제 동물보호단체 페타(PETA)에 따르면 미국 농무부는 비위생적이거나 망가진 환경에서 순록은 물론 인간의 건강도 위험하게 한 농장들을 적발했다. 순록들은 크리스마스 외의 시기에는 순록들은 순록을 빌려주거나 전시하는 업체의 농장에서 머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순록을 가장 힘들게 하는 건 저체중이다. 일리노이 주의 한 농장의 경우 보유한 순록의 절반 이상에 저체중에 시달리고 있었다.

먹이가 적절하지 않은 탓이 크다. 순록은 이끼, 풀 등을 먹는 초식 동물인데, 곡물 함량이 높은 사료를 먹으면 위장병에 시달릴 수 있다. 또 관람객 등이 먹이를 주는 것도 위험하다. 2020년 10월에는 영국 웨일스의 한 크리스마스 농장에서 빵과 과자를 먹은 2살 짜리 순록이 죽는 일이 발생했다.

운동량도 부족도 저체중의 이유가 된다. 하루에 1500㎞씩 산맥을 넘고 강을 헤엄쳐야 하는 순록들이 좁은 공간에 갇혀 생활하다 보면 근육이 발달하기 어렵다. 아예 갈비뼈가 드러나거나 엉덩이가 움푹 패일 정도로 살이 빠지기도 한다.

또한 군데군데 원형으로 털이 빠지거나 곰팡이나 박테리아성 피부 질환에 걸린 순록들도 곳곳에서 발견됐다. 눈과 코에서 진물을 흘리기까지 한다.

[국제 동물보호단체 페타(PETA)]

이외에 손으로 자주 만져 과도한 스트레스를 주거나 농장에 대소변 등을 제 때 치우지 않은 사례 등이 나왔다.

이같은 환경에 놓인 순록들이 겁을 먹거나 돌발 행동을 하면 사람들까지 다칠 수 있다. 미국 유타주에서 이동하던 순록 두 마리가 트럭에서 뛰어 내려 뒤따라오던 차량에 부딪쳐 2명이 사망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페타는 “이같이 신체적으로 방치된 사례들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며 “자연에서 무리 생활을 하는 습성의 순록들은 크리스마스 행사 등에 동원되면서 정신적으로나 감정적으로도 고통 받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순록이 크리스마스 소품으로 이용되는 걸 멈추려면 순록이 있는 행사에 참석하지 않거나 주최 측에 순록을 부르지 말라고 요청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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