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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영·쿠팡보다 OO가 싸던데요?” 한국서 안사는 한국 화장품, 무슨 일? [언박싱]
韓화장품, 中 타오바오서 20~30% 저렴
“대리판매 제품, 제조사는 정품 보장 못해”
화장품 브랜드 데이지크의 한 아이섀도우 제품이 중국 타오바오에서 올리브영 대비 20~30%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김희량 기자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최근 한국을 방문한 30대 중국인 조모 씨는 계획했던 화장품 쇼핑을 포기했다. 그는 “한국 올리브영에서 아이셰도우 제품 가격을 비교했는데, 중국 판매 사이트가 더 저렴해 빈손으로 나왔다”며 “같은 제품을 더 비싸게 사 가방에 넣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국내 화장품이 올리브영·쿠팡을 포함한 한국 유통채널과 면세점보다 타오바오 등 중국 온라인몰에서 저렴하게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기준 올리브영에 입점한 색조 브랜드 ‘데이지크’의 뮤티드넛츠 제품은 중국 타오바오몰에서 약 2만원 초반대에 판매 중이다. 올리브영(3만4000원)은 물론, 할인을 적용한 쿠팡(2만6820원)과 데이지크 공식몰(2만7200원)보다 20~30% 저렴하다.

가격 차이가 나는 제품은 많다. ‘클리오’의 페리페라 스피디 스키니 브로우카라도 5000원 수준으로 올리브영(7600원), 쿠팡(6360원)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이는 면세점에서 판매하는 가격(3.9달러, 5147원)보다 싸다.

LG생활건강의 차엔박 안티포어 블랙헤드 퍼펙트 클리어 키트가 중국 타오바오상에서 약 2만원에, 올리브영에서는 각 3만4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각사 홈페이지 캡처]

아모레퍼시픽의 마몽드, 라네즈와 LG생활건강의 CNP 등 국내 유명 화장품 제품 역시 중국 오픈마켓이 국내 온라인 유통 채널보다 최대 30% 저렴하게 판매 중이다.

중국 오픈마켓의 저렴한 가격은 해당 제품을 한국 제조사로부터 직접 거래하는 다이궁(代工) 및 현지 업체의 마케팅 전략에 따른 것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제조사는 정가를 두지만, 유통사에 따라 가격 전략은 다르다”면서 “해외에서도 현지 경쟁사나 시장에 따라 가격을 책정하기 때문에 국내와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유통 채널을 택한다. 한국을 찾은 관광객은 물론, 글로벌 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국내 업계의 실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브랜드 이미지 저하로 확산할 수 있어 업계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클리오의 페리페라 스피디 스키니 브로우카라 또한 중국 온라인몰에서는 5000원 수준으로올리브영(7600원), 쿠팡(6360원)보다 낮은 가격대로 판매 중이다. 이는 면세점가(3.9달러, 5147원)보다도 저렴하다. 김희량 기자

통계청 자료를 살펴보면 해외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한국 화장품 구매한 금액은 2019년 3분기 1조2737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2904억원으로 77% 감소했다. 반면 국내 소비자가 해외에서 주문한 화장품 구매 금액은 같은 기간 448억원에서 지난해 788억원으로 75% 증가했다.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국내 침투가 확산하면서 국내 소비자의 구매 행태도 달라지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에 대한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엄격하게 검증한 입점업체를 통해 가품 유통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수수료는 채널별, 계약별로 다 다르고 중국 온라인 판매처는 셀러가 가격을 결정하는 구조”라며 “다만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가 없다는 점은 소비자가 인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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