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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면역력 상승 효과’ 오직 밤꿀에만 있다는 이 성분 [식탐]
키누렌산, 밤꿀에 대랑 함유
“건기식·일반식품 활용 기대”
면역 상승 효과가 입증된 키누렌산 물질은 밤꿀에 다량 들어있다. 사진은 밤꿀 모습 [농촌진흥청 제공]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달콤한 맛으로 우리 몸의 면역력을 올려주는 식재료가 있다. 국내 연구진에 의해 면역 상승 효과가 보고된 국내산 밤꿀(밤나무꿀)이다. 면역 시스템을 망가뜨리는 달콤한 설탕과 달리, 밤꿀은 면역력을 상승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홍민 국립농업과학원 양봉생태과 연구사는 “밤꿀이 선천면역을 증가시켜 바이러스 감염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해당 실험은 농촌진흥청과 한국한의학연구원 공동연구진의 연구결과다. 지난해 8월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이뮤놀로지(Frontiers in Immunology)’에 소개됐다.

연구진은 인플루엔자 A 바이러스 감염 쥐에게 2주간 매일 600㎎씩 밤꿀을 먹였다. 그 결과, 밤꿀 성분이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A바이러스 감염을 62.2% 억제했다. 밤꿀을 먹은 그룹은 60%가 생존한 반면, 먹지 않은 그룹은 6일 만에 모두 죽었다.

특히 밤꿀 처리 그룹은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폐 조직의 염증 수치가 정상 쥐와 차이가 없었다. 면역력이 상승돼 바이러스 염증 반응이 억제됐다는 분석이다. 밤꿀 처리 그룹에서는 면역 단백질인 인터페론 베타가 이전보다 4.3배, 면역세포인 엔케이(NK) 세포가 4.6배 활성화됐다.

면역력을 높이는 주요 성분은 밤꿀 속 키누렌산(kynurenic acid)이었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키누렌산이 다른 꿀에선 거의 검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홍민 연구사는 “항바이러스 효과가 밤꿀에 존재하는 키누렌산에서 비롯됨을 확인했다”며 “밤꿀에는 밤나무꽃의 유래 성분인 키누렌산이 매우 많이 들어있다”고 설명했다. 밤꿀 1㎏당 키누렌산 함량은 1168㎎ 이다.

다만 아직까지 밤꿀의 국내 선호도는 낮은 편이다. 아까시꿀(아카시아꿀)이나 잡화꿀 등 다른 국내산 천연꿀에 비해 다소 생소한 맛이 난다. 쌉쌀한 쓴맛과 특유의 강한 향도 있다. 색감도 꿀의 황금빛보다는 진한 갈색에 가깝다. 아까시꿀과 잡화꿀이 감미료 등으로 많이 활용되는 반면, 밤꿀은 민간에서 피로해소나 항균을 위한 약처럼 이용돼왔다.

생산량도 적다. 한국양봉농협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4년부터 2022년까지 국내 벌꿀의 연간 총 생산량 중 아까시꿀은 74%, 잡화꿀 18.4%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밤꿀은 7.6%에 그친다.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로 밤꿀은 일반 식품을 비롯해 건강기능식품, 치료식(메디푸드) 등의 활용이 기대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면역력 증진을 위해 권고하는 밤꿀 섭취 적정량은 성인 기준으로 2.9g(한 티스푼) 정도다.

가정에서 밤꿀을 곁들이기 좋은 식품으로는 요거트가 있다. 요거트의 새콤한 맛이 밤꿀 특유의 강한 향과 쌉싸름한 맛을 덜어준다. 최 연구사는 “밤꿀은 항바이러스 외에 항비만 효과도 있어 다이어트에 활용되는 요거트와 먹기 좋다”고 소개했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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