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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 안에서 사르르’ 비싼 유럽 초콜릿, 뭐가 다르길래? [식탐]
유럽과 국내 초콜릿 성분 기준 달라
고품질 요인엔 카카오 버터도 포함
팜유·대두유부터 설탕 함량 살펴야
고디바 ‘골드 디스커버리’ [고디바 제공]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초콜릿 9개입에 4만2000원. 벨기에 초콜릿 브랜드 고디바의 베스트셀러 ‘골드 디스커버리’ 가격이다. 30대 직장인 이채원(39) 씨는 “유럽산 초콜릿은 입 안에서 녹는 식감과 진한 맛이 확실히 다르다”며 “선물용은 가격을 더 주더라도 고급 제품을 사는 편”이라고 말했다.

웰빙 트렌드에 따라 초콜릿 시장에서도 고급 제품이 인기다. 특히 요즘 같은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에는 인기가 더 높다. 초콜릿은 제조 성분에 따라 품질과 종류가 나뉘며, 국가별 기준도 다르다. 세부 성분과 분류 기준을 알면 제품 선택에 도움이 된다.

초콜릿의 주재료인 카카오 매스(볶은 카카오콩을 으깬 덩어리)는 제조과정에서 무지방 ‘카카오 고형분’과 하얀색 지방인 ‘카카오 버터’로 분리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 기준 및 규격 표시에 따르면 국내 초콜릿은 카카오 고형분과 카카오 버터, 유고형분(우유에서 수분을 제거한 성분) 함량에 따라 ▷초콜릿 ▷밀크초콜릿 ▷화이트초콜릿 ▷준초콜릿 ▷초콜릿가공품으로 나뉜다.

우선 우리나라에서 ‘초콜릿’은 카카오 고형분 함량 30% 이상인 제품을 말한다. ‘밀크 초콜릿’은 카카오 고형분 20% 이상, 유고형분 12% 이상이다. ‘화이트 초콜릿’은 하얀 카카오 버터가 가장 많다. 카카오 버터 20% 이상에 유고형분 14% 이상 함유된 것을 말한다.

‘준초콜릿’과 ‘초콜릿 가공품’은 ‘초콜릿’이 아닌 초콜릿류로 볼 수 있다. ‘준초콜릿’은 카카오가공품류에 식품 및 식품첨가물을 더해 가공한 것이다. 카카오 고형분 함량은 7% 이상이다. 견과류, 캔디류 등에 초콜릿류를 가공했다면 ‘초콜릿 가공품’으로 분류된다. 카카오 고형분 함량은 2% 이상이다.

초콜릿의 주재료인 카카오 매스는 ‘카카오 고형분’과 하얀색 지방인 ‘카카오 버터’로 분리된다. [123RF]

다양한 초콜릿 중에서도 카카오 함량이 높은 다크 초콜릿은 건강한 고급 제품으로 여겨진다. 항산화물질인 폴리페놀이 풍부해서다.

고품질 제품을 고른다면 따져봐야 할 것이 또 있다. 바로 카카오 버터 함량이다. 소비자들이 카카오 함량에 비해 비교적 고려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카카오 버터는 초콜릿 품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인데, 가격이 저렴하지 않다. 카카오 버터 100%를 사용하면 그만큼 원가가 높아진다.

원가 절감을 위한 일부 기업의 해결책은 카카오 버터 대신 팜유·대두유 등을 사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제품에 사용 비율이 높아진다. 대부분 입에서 초콜릿이 사르르 녹기보다 겉돌기만 한다.

설탕 함량이나 인공첨가물 등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초콜릿을 자주 먹는 어린이라면 당분 함량을 봐야 한다. 지난해 대전충남소비자연맹이 공개한 국내 조사에 따르면, 15개 밀크초콜릿 중 11개 제품의 1개당 당류 함량이 세계보건기구(WHO)의 1일 어린이 권고섭취량(35g)을 초과했다. 청소년에게 끼칠 악영향을 우려해 국내에선 지난 1991년 알코올 함량도 제외했다. 어릴적 먹던 ‘위스키 초콜릿’ 같은 상품은 더 이상 국내에서 나오지 못한다. 현재 우리나라 제조가공 기준에는 ‘초콜릿에는 알코올 성분을 첨가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또 구입할 때는 ‘준초콜릿’과 ‘초콜릿 가공품’을 구분할 필요도 있다. 예컨대 화이트 초콜릿이 아닌 화이트 초콜릿 ‘맛’으로 표기됐다면 초콜릿향을 첨가하고 대두유만 사용했을 수 있다. 소비자가 혼동하기 쉬운 함정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식약처는 제품명, 원재료, 소비기한, 영양성분 등을 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초콜릿 구매 시 영양성분, 원재료 등을 확인해 기호에 맞는 제품을 선택할 것”을 권고했다.

카카오버터 함량은 초콜릿 품질을 결정하는 요인이다. [123RF]

유명 초콜릿 브랜드가 많은 유럽은 어떨까. 지난 2000년 제정된 유럽연합(EU)의 초콜릿 규정을 살펴보면 카카오 버터 대신 사용하는 대체 유지는 5%까지만 허용된다. ‘초콜릿 강국’ 벨기에는 이보다 까다롭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벨기에 초콜릿의 세계적 명성에는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됐다. 지난 2004년 벨기에 정부는 아예 다른 기름이 초콜릿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했다. 고디바 관계자는 “벨기에에서는 100% 카카오 버터만을 사용하고, 색소 첨가물 등 인공재료를 쓰지 않는 것만 ‘초콜릿’으로 인정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럽 초콜릿은 일반적으로 카카오 함량이 높고, 독특한 제조기술로 품질이 우수하다는 평을 받는다. 초콜릿 소비도 높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초콜릿 최대 소비국 TOP 5(2022년 기준)에는 대부분 유럽 국가들이 포함돼 있다. 1위 스위스에 이어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순이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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