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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죽은 정치인 “내 아들 지지” 호소…인도 총선판에 뛰어든 ‘AI’[헬로인디아]
인도 총선에서 활용되는 AI 콘텐츠들
10억 유권자 위해 AI 정치인·앵커 등장
하루 3시간 SNS 사용하는 인도…홍보에 유용

고(故) H. 바산타쿠마르가 등장하는 딥페이크 동영상. 바산타쿠마르는 4년 전에 사망했지만 그의 아들인 비자이 바산스 후보 캠프는 선거 홍보를 위해 인공지능(AI)로 고인의 지지호소 영상을 제작했다. [비자이 바산스 캠프 공식 유튜브]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코로나19로 저는 세상을 떠났지만 내 영혼은 깐야쿠마리에 있습니다. 사랑하는 아들 비자이 비산스는 여러분과 나의 꿈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인도 총선이 시작하기 하루 전날인 지난 18일, 인도 깐야쿠마리 지역에 출마한 비자이 비산스 후보 측은 유튜브 채널에 2분짜리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4년 전 세상을 떠난 정치인이자 후보 아버지인 H. 바산타쿠마르를 닮은 남성이 등장한다.

흰색 셔츠를 입고 인도 삼색기 목도리를 두른 그는 비자이 비산스 후보를 ‘후계자’라 부르며 지지를 호소했다. 해당 영상은 후보 측이 선거를 맞아 제작한 딥페이크(인공지능을 활용한 영상 합성 조작물) 영상이다.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로 불리는 인도 총선이 이달 19일부터 44일간 진행되는 가운데 인공지능(AI)이 새로운 선거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AI 활용을 금지하는 다른 나라와 달리 인도 선거모델 행동강령(MCC)에는 관련 규정이 없어 후보들은 자유롭게 다양한 방식으로 AI를 활용하고 있다. 다만 유명 인사를 사칭한 AI 영상이 등장하는 등 부작용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10억 유권자 잡으려…AI 정치인·앵커 등장
인도공산당(CPM)이 공개한 인공지능(AI) 앵커 사마타. 인도 전통의상을 입은 사마타는 선거기간 동안 여당을 비판하는 영상에 등장했다. [인디아투데이 유튜브]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 총선을 맞아 정당 및 후보들이 AI 홍보 영상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인도 소수 정당인 마르크스공산당(CPM)은 인공지능(AI) 앵커 사마타를 활용해 여당을 비판하는 영상을 제작했다. 인도 전통의상 사리를 입은 사마타는 인도 서벵골 지역의 개발을 비판하며 “여당은 환경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해당 영상은 1만2000회 조회수를 기록했다.

왓츠앱에서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일련의 유권자들의 이름을 부르며 연설하는 영상을 볼 수 있다. 뉴욕타임즈(NYT)에 따르면 여당 인도국민당(BJP) 관계자들도 왓츠앱에서 AI 아바타로 특정 유권자들에게 정부 혜택에 관한 개인 메시지를 보내고 투표를 요청하고 있다. 각 정당은 문자 메시지뿐만 아니라 복제된 음성을 사용해 직접 전화를 걸기도 한다. 이는 모두 챗GPT와 같은 챗봇으로 구동된다.

하루에 SNS 3시간 ↑ “AI, 선거서 역할 톡톡히”
20일(현지시간) 인도국민당(BJP) 지지자들이 인도 방갈로르에서 열리는 BJP 총선 정치 집회에 앞서 모였다. [EPA]

인도 정치인들이 AI를 선호하는 이유는 효율이 좋은 홍보 수단이기 때문이다. 리서치회사 에샤 센터 조사 결과, 인도인은 하루 평균 3시간 이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인도 시민 중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유권자는 9억명에 달한다. 올해 선거 참여가 가능한 인도 유권자는 9억 7000만명이다.

AI가 총선에 긍정적인 영향만 주는 것은 아니다. AI로 제작된 발리우드 인기 배우들의 가짜 영상이 악용된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로이터는 “인도 인기 배우 아미르 칸과 란비브 싱이 등장하는 영상에서 나렌드라 모디가 총리 임기 동안 중요한 경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가짜 영상이 조회수 50만회를 돌파했다”고 지적했다.

또 “AI 콘텐츠는 6월까지 계속될 인도 선거에서 잠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딥페이크는 미국 등 전세계 선거에서 점점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임기 5년의 연방하원 의원 543명을 선출하는 인도 총선은 19일부터 44일에 걸쳐 7단계로 28개 주와 8개 연방직할지에서 실시된다. 4월 26일, 5월 7일·13일·20일·25일, 6월 1일 전국 지역구에서 순차적으로 선거가 이뤄지며, 개표는 6월 4일이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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