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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핵심병기’로 메모리 초격차
삼성, 9세대 V낸드 세계 첫 양산
고용량 찾는 고객사 최적 솔루션
공정 최소화 원가 경쟁력 높여
작년 최악 업황 낸드서 반전 모색
“2030년 1000단…패러다임 혁신”

삼성전자가 이번에 양산한 9세대 V낸드 제품은 인공지능(AI) 시대 고용량 낸드플래시를 찾는 고객사들에게 최적의 솔루션이 될 것으로 보인다. AI 연산에 필요한 대량의 데이터를 저장하려면 고용량 낸드가 필수인데 최근 데이터가 폭증하면서 고용량·고성능 낸드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V낸드는 이전까지 수평 구조로 만들던 2차원 셀을 3차원 수직(vertical) 구조로 쌓아 올린 제품이다. 평면 구조에 비해 집적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기술로 평가된다. D램의 경우 회로의 선폭을 줄여 작게 만드는 미세화가 최우선 과제라면 낸드는 용량을 최대한 늘리는 것이 관건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셀을 수직으로 높이 쌓아 최대한 저장용량을 늘리는 3차원 낸드 적층 경쟁이 한창이다. 2002년부터 낸드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V낸드 양산에 성공하면서 평면에서 수직으로의 기술 혁신을 주도해왔다. 특히 적층 경쟁의 핵심은 최소한의 공정으로 단수를 쌓아올리는 기술력이다. 공정 수가 적을수록 시간과 비용도 줄어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9세대 V낸드에도 ‘더블 스택 ’ 기술을 활용하며 메모리 초격차 기술력을 재확인했다. 더블 스택은 셀을 연결하는 ‘채널 홀’을 두 번 뚫은 뒤 한 개의 칩으로 결합하는 방법이다. 채널 홀을 뚫는 횟수가 적을수록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압도적인 ‘채널 홀 에칭’ 공정 기술력으로 더블 스택을 활용하면서 업계 최대 단수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원가 경쟁력과 시장 대응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업계 최소 크기 셀과 최소 몰드 두께도 구현해 단위 면적당 저장되는 비트(Bit)의 수인 비트 밀도를 이전 세대보다 약 1.5배 늘렸다. 이는 업계 최고 수준으로, 제품 경쟁력 또한 한층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수요 부진과 넘쳐나는 재고 물량으로 낸드 사업에서 약 11조원의 적자를 봤던 삼성전자는 이번 9세대 V낸드 양산을 계기로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작년부터 이어온 감산정책 효과가 점차 빛을 보고 있는 데다 AI 시장의 확대로 낸드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낸드 평균 계약가격이 최대 28% 오른 데 이어 2분기에 최대 18%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작년 하반기부터 AI 서버 구매가 늘어나면서 낸드 타입의 데이터 저장장치인 고용량 기업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AI 서버 증설 시 데이터 전송 속도 등 고성능 요구사항을 충족하려면 SSD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추론용 AI 서버의 경우 텍스트보다 용량이 더 큰 영상·음성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훈련용 AI 서버보다 SSD 수요가 높을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이처럼 AI 서비스 고객사들을 중심으로 고용량 낸드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9세대 V낸드가 최적의 제품이 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아울러 작년 3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2030년 1000단 V낸드를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압도적인 메모리 초격차 기술로 낸드 1위 업체로서의 리더십을 강화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일·김민지 기자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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