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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성년자 121명 상대로 성착취물 2000개 찍은 초등교사, 징역 13년 확정
1심 징역 15년→2심 징역 18년
대법서 “다시 재판”→징역 13년
A씨 “형량 너무 무겁다” 했지만 징역 13년 확정
추가 기소 혐의도 재판 진행 중
[연합]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미성년자 121명을 상대로 성착취물 2000여개를 제작하고, 유사 성폭행까지 저지른 초등학교 교사가 징역 13년을 확정받았다. 단, 총 형량은 다소 늘어날 수 있다. 추가 기소된 혐의에 대해선 아직 2심 재판이 진행 중인데 1심에선 징역 5년이 선고됐다.

대법원 3부(주심 대법관 노정희)는 25일 아동청소년성보호법상 상습 성착취물 제작 등 혐의를 받은 A씨에 대해 이같이 선고했다. 대법원은 “원심이 징역 13년을 선고한 것을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판결을 확정했다.

2012년부터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한 A씨는 2015~2021년 SNS를 통해 알게 된 10대 여성 청소년들에게 접근해 성착취물을 촬영하도록 지시하는 등 성착취물을 제작한 혐의를 받았다. A씨가 개인 외장하드에 저장한 성착취물은 1910개에 달했고, 피해자는 121명에 이르렀다.

A씨의 혐의는 성착취물 제작에서 그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알게 된 미성년자를 모텔로 유인해 유사 성폭행을 저지른 혐의도 있었다. 당시 피해자의 나이는 13세에 불과했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성착취물 제작과 유사 성폭행 혐의로 나눠서 진행된 재판에서 각각 징역 8년, 징역 7년이 선고됐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피해자들을 성욕의 대상으로 전락시켰다”며 “A씨가 피해자들과 같은 또래의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라는 점에서 더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2심에선 징역 18년으로 형량이 다소 늘었다. 2심 과정에서 추가 혐의를 발견한 검찰이 공소장을 변경해 성착취물 상습 제작 혐의를 추가했다. 이를 받아들인 2심은 “120여명인 피해자들이 초·중등생”이라며 “이른바 ‘n번방’, ‘박사방’ 사건을 제외하면 이 사건보다 죄질이 불량하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그런데 징역 18년을 선고한 2심 판결이 지난해 1월, 대법원에서 깨졌다. 당시 대법원은 판결을 확정하는 대신 법리적 잘못을 지적하며 사건을 다시 판단하도록 수원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2심 과정에서 검찰이 공소장을 변경한 것이 잘못이라고 봤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상습 제작 행위를 처벌하는 조항은 2020년 6월에 신설됐는데, 검찰이 추가한 혐의는 그 이전에 벌어진 범죄이기 때문에 이를 적용할 수 없다는 취지였다.

이른바 ‘행위시법주의’에 어긋난다는 판단이었다. 형법은 범죄의 성립과 처벌은 ‘행위 당시’의 법률에 따른다고 명시하고 있다. 새롭게 만들어진 법으로 과거의 행위를 처벌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결국 A씨는 4번째 재판을 받게 됐고, 여기서 일부 혐의가 제외되면서 징역 13년을 선고받았다.

4번째 재판을 담당한 수원고등법원은 “A씨가 성착취물을 받는 과정에서 피해자들을 직접 협박하거나, 악용한 행동은 거의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들 중 6명에 대해 500만~1000만원을 각각 형사공탁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이 판결에 대해서도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다시 대법원에 재상고했다.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번엔 대법원도 징역 13년 판결을 확정했다.

한편 A씨는 검사가 추가 기소한 과거의 혐의에 대해서도 재판을 받고있다. 2심이 진행 중인데, 1심은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 판결이 2심에서 유지되고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A씨는 총 징역 18년을 살아야 한다.

notstr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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