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이 이틀지난6일 경북 영주시 상망동의 한 논에서 때늦은 볏짚 곤포 사일리지 작업한장이다(사진=김성권 기자)
[헤럴드경제(영주)=김성권 기자]‘논두렁 위의 마시멜로’나 '공룡 알' 등으로 불리는 조사료용 곤포 사일리지 가격이 폭등하면서 한우업계가 한숨을 쉬고 있는 가운데 입춘을 이틀지난 6일 영주시 상망동의 한 논에서 지난가을 수확을 마친 볏짚을 곤포(압축포장)사일리지로 만들고자 농부가 트랙터에 베일러를 부착해 작업에 분주하다.
곤포 사일리지는 볏짚 등 사료 작물을 곤포에 밀봉해 저장 후 발효시킨 조사료(粗飼料·건초나 짚 같은 사료)다.
벼농사가 끝난 후 알곡을 턴 볏집을 ‘원형베일러’라는 장비로 둥그렇게 말아 포장해 만든다. 한 덩어리 무게가 230~250㎏ 정도다. 곤포 사일리지 공급업자가 농가에서 한 마지기(660㎡·200평) 단위로 값을 치러 볏짚을 산 뒤 이를 곤포 사일리지로 가공해 한우농가에 판다.
지난해 연말 곤포 사일리지 가격이 폭등한 것은 건초 수입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불안정한 국제 정세와 장기화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고유가·고환율까지 겹치며 수입 건초 가격이 폭등해 국내에서 생산되는 조사료용 볏짚 수요가 증가했다.
의성군에서 벼농사를 짓는 한 농민은 “볏짚을 찾는 농가가 늘어나면서 마지기당 3만원씩 받았던 게 지난 연말에는 5만원으로 올랐다”고 전했다.
입춘이 이틀지난6일 경북 영주시 상망동의 한 논에서 때늦은 볏짚 곤포 사일리지 작업한장이다(사진=김성권 기자)
볏짚 구매 가격뿐 아니라 고물가로 포장재 가격, 운송 비용 등도 오르면서 최종 판매가가 가장 비쌌던 지난 연말에는 11만5000원까지 치솟았다고 한다.
바닥 볏짚(탈곡 후 논에 깔아놓은 짚) 역시 660㎡ 기준으로 재작년 3만원선이던 것이 2배 이상 올랐다. 여기에다 롤당 8만5000원 하던 전용 비닐 가격도 12만∼14만원까지 치솟았다.
최근 한우 가격이 폭락한 것도 축산업계 시름을 더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해말 기준 600㎏ 소 한 마리는 평균 513만2000원에 거래됐다.
전국한우협회와 축산 농가 등에 따르면 경북 예천군과 충북 음성군 축산농 2명이 늘어난 빚을 감당하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ksg@heraldcorp.com